◎“誤報 기자 죽이고 싶었다”/“워터게이트 특종 초반 他 언론 따라오지않아 기사 받아달라고 애원”『오보를 날린 기자들을 죽이고 싶었다』 신문의 오보로 피해를 본 독자의 항변이 아니다. 워싱턴 포스트를 정상의 신문으로 끌어올린 미국 언론의 「여황제」캐서린 그레이엄(80) 명예회장의 솔직한 말이다.
그레이엄은 1일 미국편집인 협회가 마련한 대담에서 특종과 오보에 얽힌 이야기를 솔직하게 털어 놓았다. 이자리에서 그는 『당신들도 기자들이 사실과 다른 기사를 쓴다면 분노할 것』이라며 오보에 대한 감정을 숨기지 않았다.
대담의 하이라이트는 미국 정가를 뒤흔든 빌 클린턴 대통령의 섹스 스캔들. 그는 워싱턴 포스트가 낚은 워터게이트 사건과 섹스 스캔들을 비교해달라는 질문에 『섹스 스캔들은 워터게이트만큼 입맛을 돋구는 사안이 아니다』라고 짤막하게 답변했다. 그는 신문제작 현장에서 은퇴한 명예회장이라며 더 이상의 논평을 거부한 뒤 사소한 사건을 워터게이트 대특종으로 연결시킨 당시 편집국장 벤자민 브래들리에게 대답을 돌렸다. 이에 브래들리 전국장은 『그것들이 유사한 점이 있다면 모두가 거짓말을 하고 있다는 사실』이라고 받아넘겼다.
그레이엄은 또 워터게이트 사건 초반에 다른 언론들이 따라오지 않자 각 언론에 전화를 걸어 『기사를 받아달라』고 애원했다며 특종 초기의 어려움을 털어놓았다. 그는 『언론이 고위층 인사의 비판에 너무 몸을 사린다』며 미 언론의 보도태도에 일침을 가했다.
그레이엄은 63년 우울증을 겪던 남편이 자살하자 워싱턴 포스트지 경영에 뛰어들었다. 국방부 기밀문서와 워터게이트 사건 등 굵직한 특종을 잇달아 터뜨리면서 지방신문인 워싱턴포스트를 뉴욕 타임스와 같은 반열에 올려놓았다.
지난해에는 오늘날의 워싱턴 포스트를 일궈낸 과정을 담담한 필치로 그린 자선전을 출간, 화제를 모았다.<이진희 기자>이진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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