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러스 효소구조 규명C형간염 바이러스 증식에 핵심 역할을 하는 효소의 분자구조가 국내 학자에 의해 밝혀져 치료제 개발에 획기적 전기가 마련될 것으로 보인다. 포항공대 생명과학과 오병하(吳秉夏·38) 교수는 최근 포항 방사광가속기에 설치된 X선 발생장치를 이용해 리보핵산(RNA) 헬리케이즈 효소분자의 3차원 구조를 규명했다고 밝혔다.
오교수는 효소에 X선을 쪼여 원자들의 위치를 파악한 뒤 컴퓨터로 전체구조를 조합하는 방법을 이용했다. 오교수는 『헬리케이즈 효소는 바이러스가 증식하는데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하지만 이중나선 형식이어서 구조 해명에 어려움을 겪어왔다』며 『X선조사법으로 이 문제를 해결했다』고 밝혔다. 오교수는 『이번 연구로 효소 활동을 억제하는 물질을 도출, C형 간염 치료제 개발을 앞당길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헬리케이즈 분자구조를 규명한 것은 미국 제약업체인 쉐링플라우사에 이어 오교수가 두번째이다. 쉐링플라우사는 분자구조가 치료제 개발의 관건이 되기 때문에 연구결과를 공개하지 않고 비밀에 부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89년에 발견된 C형간염 바이러스는 간경변 간암의 주원인이 되고 있으나, 백신까지 나와 있는 B형과 달리 치료제가 전무하다. 현재 이 바이러스에 감염된 인구는 전세계의 2% 정도로 치료제의 시장규모는 막대할 것으로 추정된다. 오교수의 연구결과는 미국에서 발간되는 국제적인 생화학 학술지 「저널 오브 바이올로지컬 케미스트리」 5월호에 게재된다.<선년규 기자>선년규>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