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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헌재 금감위장 취임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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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헌재 금감위장 취임 인터뷰

입력
1998.04.0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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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벌 불필요한 부동산 헐값에라도 팔아야”/재무구조 개선은 생존의 문제/재벌들은 기존발상 바꿔야 산다이헌재(李憲宰) 금융감독위원회 위원장의 취임 첫마디는 재벌과 금융기관에 대한 경고성 발언이었다.

그는 『재무구조개선은 선택의 문제가 아니고 생존의 문제다. 은행들도 탈출구를 찾지 못하면 퇴출당할 수 밖에 없다』고 강조하는 등 재벌과 금융기관에 대한 개혁이 예상보다 강도 높을 것임을 강하게 예고했다. 다음은 취임식후 가진 기자회견 요지.

­내년말까지 부채비율을 200%까지 낮추라는 정부방침에 대해 반발이 심한데.

『「해는 저물어 가는데 갈길은 멀다」는 기업의 입장은 알고 있다. 그러나 지금은 진로와 기아사태에서 종금사 폐쇄에 이르기까지 예상치 못한 일들이 벌어지고 있다. 외국자본이 제일과 서울은행의 경영권을 인수한다면 그들은 우선적으로 여신을 분류해 재벌에 대한 대출부터 회수할 것이다. 그 경우 재벌들은 어떻게 대응할 것인가. 재벌들은 부채비율을 국제수준으로 내려야 하며, 그것은 생존에 관한 문제다. 재벌들은 방법과 발상을 바꿔야 한다』

­현실적으로 부채비율을 줄일 수 있는 방안은.

『예를 들어 재벌들은 부동산이 팔리지 않는다고 하는데, 이는 발상의 전환을 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기업의 부채와 부동산이 각각 1,000일 경우 2년후 부채는 높은 금리로 인해 부담이 훨씬 커지고 부동산값은 600정도로 떨어질 가능성이 높다. 필요없는 부동산은 싼 값에라도 처분해야 하는데 헐값에 팔 수는 없다고 한다. 싼 값이라면 사겠다는 외국인들은 많다』

­은행에 주인을 찾아주는 데 대한 생각은.

『은행도 소유구조에 제한을 두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그렇다고 부도덕한 주인에게 맡길 수는 없다. 특정재벌이 은행주인이 되는 것은 조금 빠른 것 같다. 경쟁력 강화 등을 위해 금융기관의 대형화는 추진하겠지만 인위적으로 하지는 않을 방침이다』

­은행을 통한 재벌개혁이 가능한가.

『가능하다. 은행들이 탈출구를 찾기 위해 몸부림치고 있다. 결과를 내지 못하는 은행은 퇴출을 강요당할 것이다』

­취임소감은.

『매우 무겁다. 영국은 금융빅뱅을 금융기관에서 감독기관까지 단계적으로 했지만, 우리는 재벌개혁까지 동시에 진행시켜야 할 상황이다』

­중소기업지원과 직접금융 활성화 방안은.

『중소기업에 대해서는 기존의 제도부터 제대로 기능할 수 있도록 하고 구체적인 금융지원대책은 조만간 윤곽을 만들어 밝히겠다. 주식투자와 해외자금 유입이 활성화되도록 기업투명성을 높이는 데 힘쓰겠다』<김동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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