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북한과 중국에 흩어져 있는 우리 문화재에 대한 보도가 잇달으면서 새삼 이 분야에 대한 관심을 일깨우고 있다. 지난달 31일 국내에서 「고조선 시대의 유물」이라는 토기와 마제석기, 청동모(矛) 등 18점이 대거 공개돼 고고학계에서는 진위에 대해 뜨거운 논란이 일고 있다.이 유물이 고조선 유물이라면 고고학계의 일대 사건이다. 우리 역사의 시작을 더듬을 수 있는 생생한 근거를 확보한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일부 학자들은 이 유물의 유입경로가 불분명하다는 점을 들어, 고조선 문화재라는 점에 회의적인 견해를 보이고 있다. 하지만 이런 점의 진위여부 보다 더 근본적인 문제는 북한과 문화재 공동연구가 이뤄지지 않는 가운데 북한 문화재들이 해외로 마구 유출되고 있으며, 중국에 있는 고구려·발해의 유물들도 원형을 알아보기 힘들 정도로 훼손돼 가고 있는 점이다.
최근 중국에서 발행되는 한글판 「연변일보」는 발해의 건국시조 대조영이 지린(吉林)성 둔화(敦化)에 세운 청산쯔(城山子)산성이 흔적조차 찾을 수 없을 만큼 파괴됐다는 우울한 소식을 전하고 있다. 또 무용총등 중국의 고구려 고분 벽화들도 심하게 훼손된 것으로 밝혀지고 있다. 이런 사실은 일본에서 지난 59년에 발간된 「전쟁문화사」의 사진과 북한이 90년 펴낸 「조선유적유물도감」을 비교한 결과 드러났다.
중국은 한국 관광객을 의식해서 우리 유물을 문화재로 지정하기도 했지만, 우리가 발해사를 한국사의 일부로 여기고 또 고구려 고토(故土)에 관심을 갖는 것에 대해서는 거부감을 지니고 있다. 정부는 우리 문화재가 더 훼손되기 전에 실태를 정확히 파악하고, 중국 정부의 협력을 얻어 보존대책을 세워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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