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전 여중생 4명이 자신의 생명을 대가로 세상의 무거운 짐을 내려 놓더니, 엊그제는 10대 2명이 비슷한 이유로 그 뒤를 따랐다. 대량 실업의 시대가 시작되기가 무섭게 벌써부터 등록금이 밀린 아이들, 점심 때면 친구들 안보이는 구석에서 고개 숙이고 있는 우리 아이들이 적지 않다고 한다.새 정부 교육부 장관은 취임 첫마디로 신 자유주의에 기초하여 교육 정책을 펼쳐나가겠다고 했다. 한마디로 교육에 대한 국가의 간섭과 통제를 최대한 줄이고 교육을 시장의 「보이지 않는 손」에 맡겨서 경쟁력을 강화하며, 교육 소비자의 「합리적 선택」으로 적자 생존을 실현하겠다는 것이다. 그런데 한 달이 지난 지금 교육부는 교육의 「부익부 빈익빈」이 우려되니 불법과외를 엄단하겠다고 발표했다. 이것은 한마디로 정책의 혼선이다.
신자유주의 교육 정책의 큰 틀이 경쟁지향적이어서 교육의 「평등」보다는 교육 소비자의 「자유」를 주장하는 것이다. 그래서 사회 경제적인 차이가 교육의 질적 차이를 낳게 되는 것이 이미 예견되는 것인데 새삼스럽게 교육의 불평등을 걱정하는 것도 그렇고 불법과외 금지로 교육의 불평등을 어떻게 막을 수 있다는 것인지도 이해가 되질 않는다.
교육 정책의 기조가 바뀌어야 한다. 지금은 「살아남는 법」보다는 「함께 사는 법」을 교육해야 한다. 물질 만능주의와 경쟁 지상주의, 어려운 가정 환경에 찌들린 아이들의 어려움과 상처를 돌아 볼 여유가 없는 학교와 교육은 누가 뭐라해도 거짓이다. 세상이 어떻게 돌아가든 사랑을 실천하고 가르쳐야 할 학교에서도 안식처를 찾지 못한 아이들, 교육을 아무리 받아도 지금의 가난에서 한발짝도 나아 갈 수 없는 가정 환경에 처한 아이들과 그들의 부모가 「선택의 자유」와 「경쟁의 자유」가 주어진들 「교육 시장」에서 무엇을 선택하고 또 누구와 경쟁할 수 있단 말인가? 교육 평등과 교육 복지를 증진하는 쪽으로 정책 방향을 전환해야 한다. 그래야만 또다른 아이들이 삶을 포기하는 것을 막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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