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양평동 한강전자공예고.교육부장관이 방문한다는 소식을 듣고 긴장해 기다리던 교사와 학부모들은 난데없이 웬 낡아빠진 봉고승합차가 운동장에 들어서자 모두 의아해 했다. 그러나 차에서 내린 사람은 틀림없는 이해찬(李海瓚) 장관 일행이었다.
장관이 의례적인 보고도 생략토록 한뒤 학교시설을 둘러보고는 곧바로 교사, 학생, 학부모 대표들에게 대화의 시간을 제안한 것도 전과 다른 모습이었다. 임태순(任泰淳) 교장은 『장관의 방문에 부담을 가졌던 게 기우였다』며 『격식을 차리지 않은 방문에 모두가 신선한 느낌을 받았다』고 말했다.
이같은 「파격」은 『간소하게 학교를 방문해 있는 그대로의 교육현장을 보는게 좋겠다』는 이장관의 뜻에 따른 것. 『뜻은 이해하지만 좀 민망한 생각이 들어 만류하기도 했었다』는 게 교육부 간부들의 얘기다.
이 달 내내 이어질 장관의 학교현장 방문에는 교육부에 한 대밖에 없는 업무용차량인 봉고차와 산하기관에서 빌린 25인승 버스가 이용될 예정이다.
현장방문 일정도 대학중심으로 이뤄졌던 과거와는 다르게 다양하게 선정됐다. 특수학교, 실업계고교, 귀국자특별학급이 설치된 중학교, 산업체부설학교, 유치원, 시골 초등학교, 인성교육 시범학교….
이 장관은 취임후 『현장의 생생한 목소리를 들어 새 정부 교육정책에 반영하겠다』고 약속했었다. 이장관은 『앞으로도 현장방문시 업무보고를 받기보다는 학부모, 교사와의 대화와 토론에 중점을 두겠다』고 밝혔다.
교육부 본부 직원들과 매주 2회 정책토론회를 갖고 현장방문을 통해 일선 학교의 생생한 의견을 청취하고 있는 이장관의 행정 스타일은 일단 기존의 권위적이고 고답적인 스타일의 틀을 깬다는 점에서 긍정적인 평가를 받고 있다.
국민들은 이장관이 내놓을 속시원한 교육개혁 방안에 큰 기대를 걸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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