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3社 모두 外資유치 ‘대리전’ 양상국내 맥주업계가 외국 메이저 맥주회사들의 한판 싸움장이 될 것으로 보인다. 설비 과잉에다 자금 흐름이 막혀 고전을 면치 못했던 하이트 OB 진로쿠어스 등 국내 맥주 3사가 모두 외국자본 유치에 나서는 바람에 세계 맥주시장의 대 메이커들이 잇따라 국내시장에 들어오고 있다. 외국 회사들이 50% 지분 참여 등 상당한 비중으로 국내 관련 업체 모두에 진출하기는 업종 가운데 맥주가 처음이다.
1일 업계에 따르면 하이트맥주는 최근 덴마크 맥주업체 칼스버그사로부터 지분 참여 방식으로 외자를 들여오는 방안을 타진했다. 하이트 관계자는 『지난달 방한한 칼스버그 본사 고위 관계자에게 지분 참여 의향을 물었다』며 『또다른 외국회사에 지분을 매각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칼스버그는 96년말 기준 세계 판매량 7위의 맥주회사. 하이트는 85년부터 이 회사와 기술 제휴해 국내에서 칼스버그 맥주를 생산하고 있다.
OB맥주도 모두 4,000억원 정도에 이르는 외자 도입을 추진하고 있다. 최근 세계 4위의 맥주업체인 벨기에 인터브루사와 50대50 합작회사를 설립키로 이해각서에 서명한 상태. 합작회사는 OB가 생산·판매시설을, 인터브루가 자금을 출자하는 방식으로 만들어진다.
화의를 신청한 진로쿠어스맥주는 지난해말부터 합작파트너인 미국 쿠어스사(세계 판매량 11위)를 통해 1억∼2억달러 규모의 외자 유치 방안을 찾아온 상태. 뚜렷한 전망이 보이지는 않지만 미국 쿠어스가 투자자를 따로 찾지 못할 경우 직접 출자하겠다는 의지를 밝힌 상태여서 화의개시 등 진로의 상황이 좋아지는대로 외자 도입 여부가 판가름날 전망이다. 진로 관계자는 『외국자본 도입 규모가 클 경우 진로가 경영권을 내 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김범수 기자>김범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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