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레니엄 버그」가 마침내 금융상품약관에 등장한다.내년 1월부터 자동차보험, 화재보험, 특종보험등 국내 11개 손해보험회사가 판매하는 모든 보험상품중 보험기간이 1년이상인 장기보험에는 컴퓨터 프로그램의 「밀레니엄 버그」와 관련된 피해는 보험회사가 배상책임을 지지않는다는 내용의 면책약관이 삽입될 전망이다.
「2000년 문제」또는 「Y2K」라고도 불리는 「밀레니엄 버그(Millennium Bug)」란 컴퓨터가 네자리 숫자가 아닌 두자리 숫자로만 연도를 인식하는 바람에 2000년을 1900년으로 표시, 빚어지는 모든 문제를 총칭한다.
손해보험협회 조수웅(趙秀雄) 전무는 1일 『99년 1월1일부터 판매되는 1년이상 장기보험상품은 「밀레니엄 버그」에 고스란히 노출된다』며 『이미 충분히 예견되고 있는 「밀레니엄 버그」로부터 발생하는 손실의 경우 「예상치 못한 손실만을 보장한다」는 손보상품의 취지와 어긋나기 때문에 재경부와 협의, 특별약관을 삽입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실제로 현행 보험약관에는 「컴퓨터 오작동으로 인한 손해는 보상하지 않는다」는 내용이 없기때문에 특별한 조치가 없이 2000년을 맞은뒤 「밀레니엄 버그」로 사고가 날 경우 보험회사가 모든 손해를 물어야 한다.
조전무는 또 『기술적으로 2000년문제가 해결된다고 하더라도 사고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알고 있다』며 『손보협회와 업계가 공동으로 특별대책반을 구성해 「밀레니엄 버그」와 관련된 예상손해액과 면책약관의 구체적 내용을 연구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손해보험업계에서는 2000년 문제가 그동안 단편적으로 알려진 금융기관의 예금이자율 계산이나 행정전산망의 주민등록번호 문제만이 아니라 컴퓨터 오작동으로 인한 공장의 대형화재, 교통신호마비에 따른 대형사고등 전산업에 걸쳐 엄청난 위험을 지니고 있으며 이들 모두가 손보업체의 부담으로 직결된다고 판단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2000년 문제로 인해 ▲기업휴지(Business Interruption) ▲일반 배상책임(General Liability) ▲전문적 배상책임(Professional Indemnity) ▲제품회수(Product Recall) 등의 분야에서 잠재위험이 있으며 그 규모는 전세계적으로 약 1조달러에 달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손보업계는 「2000년 문제」를 해결하지 못한 보험물건에 대해 면책약관 삽입을 추진하는 한편 「2000년 문제」를 해결한 기업에 대해서는 「2000년 위험」이 발생할 경우 그 피해를 보장하는 특종상품도 개발해 판매할 예정이다.<조철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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