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野 “영남 푸대접 안받게 찍어달라”/與 “우리가 당선돼야 지역발전”2일의 재·보선을 앞두고 「지역주의」를 둘러싼 공방이 도를 지나치고 있다. 당선과 득표도 좋지만 해도 너무 한다는 지적이 많다. 일부 후보들은 낯뜨거울 정도로 지역감정을 부추기는 발언을 서슴지 않고 있고 지원에 나선 당지도부도 이를 부추기고 있어 우려와 비판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공교롭게도 4개 선거구가 몰려있는 영남권을 「텃밭」으로 여기는 한나라당이 「영남 푸대접론」으로 지역감정을 자극하자, 국민회의와 자민련은 『여당후보가 당선돼야 지역이 발전한다』고 맞서고 있다. 또 자민련은 『대구·경북을 진짜 대표하는 정당은 자민련』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이와함께 문경·예천에서는 문경출신의 신영국(申榮國·한나라당), 이상원(李相源·무소속) 후보와 예천출신의 신국환(辛國煥·자민련)후보가 은근히 「소지역주의」를 선거전에 활용하고 있다.
한나라당 조순(趙淳) 총재는 31일 문경 정당연설회에서 『한나라당만이 모든 국가 주요직을 호남사람으로 채우는 김대중(金大中) 정부의 지역편중인사를 바로잡을 수 있다』고 주장했다. 30일 대구 달성 정당연설회에서 이기택(李基澤) 고문은 『지난 대선은 못난 다른 지역 사람들때문에 우리가 패배했다』며 『김대중 대통령이 보낸 사람을 당선시키면 대구시민이 사람대접을 받을 수 있겠느냐』고 「TK」 정서에 호소했다.
30일 자민련의 문경·예천 정당연설회에서 박준규(朴浚圭) 최고고문은 『이번에 대구·경북 출신인사 4명이 핵심장관 자리를 차지했다』며 『부끄럽지만 달갑게 받자』고 말했다.
이에앞서 26일 의성 합동연설회에서 한나라당 정창화(鄭昌和) 후보는 『과거에 호남사람들이 똘똘 뭉쳤듯이 이제 우리도 굳게 뭉쳐 김대중정권이 국민을 두려워하도록 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에 자민련 김상윤(金相允) 후보는 『경상도정권, 전라도정권이 어디있느냐』고 반박한 뒤 14대 대구 수성갑 보선에서 낙선했던 정후보를 겨냥, 『의성 바가지는 튼튼한데 대구에서 무명의 여자에게 패배, 쪽박을 깨뜨리고 왔다』고 직격탄을 쏘았다. 29일 부산 서구 합동유세에서도 한나라당 정문화(鄭文和) 후보는 「부산 푸대접론」을 집중 거론했다.
시민단체 관계자들은 『대선에 이어 이번 재·보선에서도 지역감정 자극 발언이 수위를 넘어서고 있다』며 『6월 지방선거에서 이같은 악습이 재현되지 않도록 여야가 머리를 맞대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김광덕 기자>김광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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