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잘때 기도 좁아져 호흡량부족 쉽게 피로/기형·알레르기 등 원인 다양,정밀진단 필수/질환 2개월이상 지속땐 내시경수술 해야회사원 K씨는 지난 해말부터 몸이 항상 피곤했다. 만성피로증후군이 아닌가 싶어 며칠 쉬었으나 호전되지 않았다. 내분비질환이 있거나 간이 나쁘면 쉽게 피곤해진다는 말을 듣고 검사를 했으나 아무 이상이 없었다. K씨는 평소 앓던 알레르기성 비염 때문에 이비인후과를 찾았다가 만성피로의 원인이 바로 코에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인간이 생존하기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은 호흡이다. 코는 바로 호흡의 입구. 코에 질병이 있으면 호흡경로에 문제가 생기며 호흡량, 특히 수면중 호흡에 지장을 받게 된다. 낮에는 사람이 서 있거나 의자에 앉아 있기 때문에 인체가 지평면과 수직을 유지한다.
그러나 잠잘 때에는 지평면에 평행하게 되므로 입천장이 인후부 뒷면까지 늘어져 호흡량이 줄어든다. 코에 이상이 생기면 기도가 좁아져 호흡량은 더욱 줄게 된다. 따라서 잠을 잘 때 산소가 부족해지며, 이를 보상하려면 낮에 더 많은 신진대사가 요구된다. 쉽게 피곤함을 느끼는 것은 이 때문이다.
호흡에 지장을 주는 코질환은 다양하다. 우선 코 내·외부의 기형이나 사고로 코가 함몰된 경우를 들 수 있다. 양쪽 콧구멍 속을 나누는 비중격이 굽은 것이 가장 흔한 유형이다. 이 경우 공기흐름의 이상으로 코막힘이 나타나고 10∼30% 정도에선 축농증이 동반된다. 비중격 만곡증환자는 계속적인 염증으로 2개월 이상 코막힘증세가 나타나는 비후성 비염을 흔히 동반한다. 또 40대 이상 환자의 상당수가 잠을 잘 때 산소무호흡증으로 시달리거나 코를 심하게 골게 된다.
최근 문명병으로 주목받고 있는 알레르기성 비염도 호흡장애를 유발하는 코질환이다. 집먼지진드기, 바퀴벌레, 고양이털, 각종 꽃가루등이 원인이며 유전적 요소도 있다. 코의 점막이 붓고 많은 양의 분비물을 배출, 정상적인 호흡을 방해하는 게 특징이다. 오후가 되면 심한 피로감, 권태감, 의욕상실등을 초래한다. 이밖에 축농증, 코버섯(물혹), 아데노이드 비대증도 심한 피로와 코막힘을 일으키는 질환이다.
코질환은 원인이 다양하므로 정확한 진단에 입각한 치료가 요구된다. 육안 관찰과 함께 내시경을 통한 진단이 바람직하다. 코 염증의 원인을 규명하는 데는 콧속의 세포검사가 필요하다.
코의 내부를 덮고 있는 점막에는 염증, 알레르기, 자극등에 의해 병이 생기기 쉽다. 이런 병변이 2개월 이상 지속되면 수술 외엔 제거가 불가능하다. 최근에는 진단방법의 발달로 미세한 병변도 확인할 수 있게 됐다. 내시경수술이 발달해 광범위한 절제 대신 해당 부위만 제거하는 수술도 가능해졌다.
알레르기성 비염은 코의 내부는 물론 외부조건이 많은 영향을 주기 때문에 수술로 완치하기가 불가능하다. 다만 구조를 정상화한 후 약물, 면역요법등으로 정상적인 생활을 유지할 수는 있다.<조중생 경희대의대 교수·경희대병원 이비인후과>조중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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