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서 긴급회의… 감산합의에 쿼터위반 용인 포함 대책모색전세계 산유량을 통제해 온 석유수출국기구(OPEC) 산유량 쿼터제가 존폐의 기로에 섰다. OPEC 회원국들은 30일(현지시간)부터 오스트리아 빈에서 긴급 석유장관회의를 갖고 원유 과잉생산 등으로 유명무실해진 산유 쿼터제의 새로운 대안을 논의했다.
유가하락 대처방안을 논의하기 위해 소집된 이번 회의의 주요의제는 22일 사우디아라비아 베네수엘라 멕시코간에 체결된 원유 감산협정을 승인하기 위한 것이다. OPEC국과 비(非)OPEC국간의 최초 합의라는 점에서 비상한 관심을 모은 협정은 원유 공급량을 하루 200만 배럴까지 줄이기로 합의했으며, 이에따라 최근까지 11개 산유국이 모두 140만 배럴의 원유를 매일 감산키로 결정했다.
그러나 협정은 주요국 원유 생산량을 감축키로 한 대신 현재의 쿼터위반을 사실상 용인하고 있어, 쿼터제에 대한 근본적 수술이 새로운 숙제로 떠올랐다. 사우디아라비아 석유정책에 정통한 한 소식통은 『(협정 승인에 따른)쿼터제 기능마비에 따라 빈 회의에서는 앞으로의 유가대책과 관련한 또다른 협정을 마련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이같은 현실에도 불구하고 감산협정이 순조롭게 승인될 지, 또 쿼터제의 대안이 조속히 마련될 지는 극히 불투명하다. 우선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이번 회의에서 감산을 위한 실질적인 문제들이 해결되지 않으면 이해관계가 복잡하게 얽혀있는 회원국간 이견만 노출시키게 될 것이라는 비관적 전망도 제기되고 있다. 일례로 리야드 감산협정에 참여한 베네수엘라를 비롯해 감산계획을 밝힌 이란 쿠웨이트 아랍에미리트연합 등의 쿼터 위반 전례를 감안할 때 감산약속을 얼마나 지킬 지가 우선 의문이다. 쿼터제에 대한 새로운 모색 역시 지금까지와 같이 강제적 원유생산제한 시스템으로 갈 경우 합의도출의 길은 여전히 멀 것으로 보인다. 이런 사정에 따라 빈 회의가 『무분별한 원유증산의 새 출발점이 될 수도 있다』는 경고도 나오고 있다.<장인철 기자>장인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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