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술후 부작용 억제우리나라의 간암 사망률은 인구 10만명당 21.4명으로 세계 1위이다. 널리 알려져 있듯이 B형간염 바이러스보유자가 많기 때문이다. 간암의 70∼80%는 B형간염에서 진행한다. 따라서 간암을 줄이려면 예방접종이 필수적이다.
간암은 상당히 진행되기 전까지는 무력감, 식욕부진, 복부 불쾌감등의 애매한 증상만 보여 조기진단이 어렵다. 보통 간기능검사라고 부르는 간수치진단은 간암 발견에 별 도움이 되지 않는다. 복부초음파검사, 자기공명영상촬영(MRI)등을 해야 진단이 가능하다. 현재로선 수술로 제거하는 게 최선이다. 암이 너무 광범위해 수술이 불가능한 경우 양방에선 방사선동위원소등을 종양에 직접 주입해 괴사시키는 치료를 한다.
한방에선 인체의 면역력을 높이고 암세포를 공격하는 약물요법을 집중 구사한다. 그러나 한방만으로 암을 완치하기는 어렵다. 일단 암을 조기 절제한 후 양방과 함께 약물요법을 실시, 항암효과를 높이는 시도가 이뤄지고 있다.
■대전대한방병원장 조종관(趙鍾寬) 교수는 양방은 종양 자체를 없애는데 치중하는 반면 한방은 종양 제거와 함께 체내 환경을 개선하는 치료를 중시한다고 말한다. 수술로 일단 암을 제거해도 수개월이나 수년후 재발하는 경우가 흔하다. 암이 재발하면 양방에선 매번 수술이나 방사선치료를 하게 된다. 그러나 한약요법을 병행하면 간의 항암능력이 향상돼 재발률이 크게 줄어든다.
조교수팀은 91년 1월 개발한 암치료제 소적백출산(消積白朮散)을 간암 등 암환자 242명에게 투여한 결과 항암제의 부작용을 억제하고 면역기능을 활성화하는등 뛰어난 효과를 보였다고 밝혔다. 특히 양방치료와 병행할 경우 암세포의 전이를 억제, 70% 이상의 수명연장효과를 보였다. 이 약물은 와송(瓦松) 금은화(金銀花) 포공영(蒲公英) 등 간독성이 없는 약재가 주성분이며, 3년 이상 복용하는 게 기본이다.
한약요법은 수술이나 방사선·항암제치료 전후에 모두 가능하다. 물론 시기에 따라 약물의 용량과 치료목적은 차이가 난다. 조교수는 『항암화학요법을 받는 간암환자가 한약요법을 병행하면 치료효과를 높이고 항암제의 부작용을 크게 줄일 수 있다』며 『고단백질, 채식등 균형있는 영양섭취와 꾸준한 운동으로 생체의 방어능력을 높이는 것도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경희대한방병원 간계(肝系)내과 이장훈(李長勳) 교수는 간암의 한방치료는 환자의 면역력을 증강시켜 효과적인 방사선 및 항암제 치료가 가능하도록 도와주는 데 목적이 있다고 말한다. 이교수는 『우선 기운을 회복시켜 병에 대한 저항력을 강화한 뒤 기혈(氣血)의 순환을 원활히 하고 소화력을 증강하는 약물을 집중 투여한다』고 소개했다. 주된 처방은 소적백출산과 가감생간탕(加減生肝湯). 간환자는 약물복용에 신중을 기해야 한다. 부자(附子) 초오(草烏) 대극(大戟)등 상당수의 약재가 간에 독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간암 치료에 사용되는 한약재는 수천년간 임상에서 부작용이 없는 것으로 확인된 것이어서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정신적 측면도 중요하다. 화를 자주 내거나 조급해 하는등 감정의 변화가 심한 사람들은 간이 쉽게 손상된다. 따라서 쉽게 절망하지 말고 정신적으로 안정된 상태에서 치료를 받아야 한다.
평소 간을 튼튼히 하려면 단백질이 풍부한 고기, 생선, 콩등을 많이 섭취하고 과식이나 운동부족에서 오는 비만을 예방해야 한다. 변비는 신속히 치료하고 규칙적인 운동을 통해 면역력과 저항력을 키우는 게 좋다.<고재학 기자>고재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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