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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軍 위안부 수은까지 먹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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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軍 위안부 수은까지 먹였다”

입력
1998.03.3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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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신대硏 中國 동북지역 조사 첫 증언 확보/日本軍 “성병치료·임신방지” 강제복용케/수은증기도 쐬게해… 상당수 합병증 사망일제가 2차대전 당시 성병치료나 임신을 방지하기 위해 한국인 군대 위안부들에게 인체에 치명적인 수은을 복용케 하거나 수은 증기를 몸에 쏘이게 하는 등의 만행을 저지른 사실이 새로 드러났다.

한국정신대연구소(소장 정진성·鄭鎭星 서울대 교수)는 30일 「나눔의 집」원장 혜진(慧眞) 스님을 통해 지난 14∼23일 열흘간 중국 동북지역거주 위안부 할머니들에 대한 현지조사를 실시한 결과 이같은 증언을 확보했다고 밝혔다.

연구소측에 따르면 부산출신으로 중국 지린(吉林)성에 살고있는 조윤옥(72·북한국적)할머니는 『위안소 관리인을 맡고있던 일본군인이 임신을 방지한다며 수은이 든 알약을 강제로 먹였다』며 『또 컵에 수은을 담아 끓인 뒤 그 증기를 몸에 쐬도록 하기도 했다』고 증언했다.

또 다른 위안부 피해자인 부산출신 이옥선(76·지린성 거주) 할머니도 『한번은 매독에 걸렸는데 주사를 아무리 맞아도 낫지 않자 일본군 관리인이 수은을 끓여 증기를 몸에 쐬게 했다』고 말했다.

이 할머니들은 『수은을 과다 복용하거나 증기를 몸에 많이 쐰 동료위안부들 중에는 얼굴이 심하게 일그러지는 등 합병증으로 고생하다 숨지기도 했다』고 증언했다.

수은은 인체에 과다축적될 경우 몸이 뒤틀리고 손가락이 휘는 등 「미나마타병」을 일으켜 결국 죽음에 이르게하는 치명적인 중금속으로 일제가 위안부들에게 이를 강제복용토록 했다는 증언이 확보된 것은 처음이다.

연구소는 특히 이번 현지조사에서 또다른 위안부 피해자인 부산출신 리광자(70)할머니가 헤이룽장(黑龍江)성에 거주하고 있는 사실을 밝혀냈다. 이에 따라 지금까지 생존이 확인된 중국 동북지방거주 위안부 피해할머니는 모두 7명으로 늘어났다.

연구소는 『이들 생존자중 조윤옥할머니를 제외한 6명 모두가 중국국적을 보유하고 있었으며 어처구니 없게도 모두 당시 위안소를 떠나지 못한채 인근에서 생활하고 있다』며 『중국과 동남아 등지에 더많은 위안부 피해자들이 생존해 있을 가능성이 높은만큼 정부차원의 실태조사가 시급하다』고 말했다.<김정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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