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직기강의 고삐를 죄는 김종필(金鍾泌) 총리서리의 발걸음이 속보로 변하고 있다. 총리임명동의 파문이 잠잠해짐에 따라 「대통령의 명을 받아 내각을 통할하는」 헌법상의 총리 직분을 능동적으로 수행하려는 의지가 완연하다. 그 첫 행보가 신상필벌 원칙의 강조이다.지난 3일 취임 직후 장관의 공과를 분명히 묻겠다고 밝힌 김총리서리는 23일 『국무조정실은 개별정책에 대한 평가보다는 국정전반에 대한 평가에 중심을 두어야 한다』며 장관평가의 원칙을 처음 밝혔다. 단순히 개별 정책의 실패 여부로 장관의 「내신성적」을 매기지 않고 국정전반의 흐름속에서 부처의 활동을 종합적으로 평가하겠다는 취지이다. 국무조정실은 새로운 심사평가원칙을 마련하는 작업을 진행중이다.
이어 김총리서리는 27일 민생치안 장관회의를 주재하면서 『분기마다 민생방범활동 결과를 경찰서별로 평가, 실적이 저조한 책임자를 문책하겠다』고 말했다. 김총리서리는 또 조만간 출범할 규제개혁위원회의 공동위원장 자격으로 국가경쟁력 제고차원에서 행정규제를 남발하는 공무원을 징계한다는 방침을 밝힐 예정이다.
자신감이 실린 김총리서리의 태도는 정계개편 정국에 관한 구상과 무관하지 않다는 관측이다. 그가 26일 자민련 당사를 방문한 직후 박태준(朴泰俊) 자민련총재의 「발화(發火)」로 정계개편 논의가 본격화하고 정국이 술렁대기 시작했던 점이 방증이다. 북풍, 정계개편, 야당의 당권갈등 등으로 요동치는 정국의 주도권을 잡아가겠다는 의지가 그의 빨라진 행보로 나타나고 있다.<이영섭 기자>이영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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