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0년 당시 12,000원에 구입/서울부산 140회 왕복한셈/“건강·환경 지킴이” 예찬경남 진해시가 「자전거 지킴이」로 선정한 해군 군수사령부 군무원 조정건(趙貞建·57)씨는 자전거보급 전도사다. 그는 28년전 구입한 자전거를 지금껏 타고 출퇴근하면서 자전거 예찬론을 펴고 있다.
조씨가 자전거와 인연을 맺은 것은 70년. 해군 기술직 군무원에 임용되면서부터다. 조씨는 당시 1만2,000원에 산 삼천리호 자전거를 타고 지금까지 직장과 집, 부두와 함정을 누벼왔다.
그의 발이나 다름없는 자전거는 그동안 헤아릴 수도 없이 펑크가 났고 타이어와 체인 등 부품도 수십번씩 교체했다. 그러나 몸체는 아직도 튼튼해 몇년을 더 타도 끄덕없을 정도다.
그의 「자전거 인생」 역정은 결코 평탄하지만은 않았다. 해군장병들의 자전거 출퇴근행렬이 진해시의 명물이었던 80년대까지는 그래도 괜찮았다. 그러나 소득이 늘어나 자전거 물결이 자가용으로 바뀌면서 자전거타기가 무척 어려워졌다. 도로를 꽉 메운 자가용 때문에 자전거타기는 위험천만이다. 차량들을 피해 도로 인도에 바짝붙어 조심스레 달리지만 배기가스 때문에 숨이 턱턱 막히기도 한다.
『그 나이에 자전거가 뭐냐』는 가족들과 주위의 성화도 만만찮았다. 그때마다 조씨는 『배기가스를 뿜지않아 환경에 좋고 건강유지에도 도움이 되는 자전거를 애용하는게 어떠냐』고 도리어 자전거타기를 권한다.
조씨가 자전거로 주행한 거리는 줄잡아 12만2,700㎞. 서울-부산을 140차례 왕복하는 거리다. 연비가 ℓ당 13㎞정도인 소형차를 가졌을 때와 비교하면 연료비만 약 1,000만원을 절약한 애국자인 셈이다.
명예퇴직을 신청, 31일로 직장생활은 마감하지만 그의 자전거보급 전도사 역할은 끝나지 않을 것 같다.
창원기능대학에 입학해 만학의 꿈을 불태우고 있는 조씨는 『「큰형제자매맺기운동」(BBS)진해지구 상임이사로 자전거를 타고 시내를 누비며 소년소녀가장을 계속 돕겠다』고 말했다.<정덕상 기자>정덕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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