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선박 취업규제 풀고 해양부 알선창구 확대/매달 1,500명선 문 두드려/신청자 90% ‘뱃사람 출항’일자리를 찾기 위해 해외로 눈을 돌리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국내에서 마땅한 일자리를 구하기 힘들어지자 단기간이지만 건설 노무, 선원 잡역 등의 일자리에도 관심이 쏠린다.
하지만 국내 건설업체들의 해외 공사 일은 구하기 어려운 형편이다. 현대 동아 대우 삼환 등 주요 건설 업체들이 대부분 현지 인력을 쓰고 있기 때문. 현지에서 구하기 어려운 전문기술인력을 국내에서 뽑는 경우가 더러 있긴 하다. 그러나 업체들이 해외현장 경험이 있는 사람을 우선 뽑고 회사마다 이런 경험자들의 구직신청서를 미리 받아 놓아 쓸 인력이 충분하기 때문에 일자리 구하기란 역시 어렵다. 업체마다 매달 5∼10명 정도 인력을 국내에서 채용해 내보내는데 그치고 있다.
하지만 선원의 경우는 사정이 다르다. 최근 해양수산부가 국내 실직자들을 위해 선원 구직창구를 크게 늘리고 취업 기회도 지금의 2배 가까이 넓혔다.
해양부는 그동안 선령(船齡) 20년 이상인 선박이나 500톤 미만의 외국선박에는 승선을 금지시키던 규제를 곧 풀기로 했다. 이에 따라 선원 해외취업은 지금의 연간 7,000여명에서 2년안에 1만5,000명 수준으로 늘어날 전망이다. 또 선원 구직알선 창구를 4월1일부터 지금의 해양부 부산·인천 선원관리사무소 등 3곳에서 12개 지방해양청으로 늘린다.
해양부 선원노정과 이준용(李濬龍) 사무관은 『매달 1,500∼1,600명 정도 구직 신청이 들어오는데 90% 정도가 취업이 된다』며 『신청자들은 대부분 경험자』라고 말했다. 하지만 앞으로 경험 없는 구직자들이 몰리면 조금 낮은 임금을 제시하고 이들을 뽑아 쓰는 업체가 늘어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경험 없는 사람들이 선원으로 취업해서 할 수 있는 일은 갑판원 기관원 조리원 등 잡역에 한정된다. 갑판원은 상선의 경우 화물을 싣고 내리거나 선체를 청소·수리하는 일을 한다. 어선에서는 고기를 낚는 일이나 어구 보수 작업을 맡게 된다. 기관원은 배를 움직이는 기관 발전기 보일러 등을 관리·정비하고, 조리원에게는 선원을 위한 식사 준비 등의 업무가 주어진다.
한국해양수산연수원에 따르면 가장 낮은 급의 선원으로 해외취업할 경우 월평균 임금(97년 기준)이 상선의 경우 140만원, 어선은 100만원 수준이다. 항해사 기관사 통신사 등 자격증이 없더라도 경험이 쌓이면 선원 급수가 높아지면서 상선은 월 평균 210만원, 어선은 180만원까지 받을 수 있다.
이사무관은 『배에 얼마나 잘 적응할 수 있느냐가 취업의 관건』이라며 『상선은 1년 정도, 원양어선은 1∼2년 정도 기간으로 계약하는 것이 보통』이라고 설명했다.<김범수 기자>김범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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