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가격이 무한정 치솟을 것 같던 시기가 있었다. 주가지수도 1,000을 넘어섰다. 그러나 지수가 800대로 내려가자 그때마다 바닥이 아니겠느냐는 예측이 난무했지만 주가는 300선까지 하락했다.최근의 부동산시장 역시「그때 그시절」과 비슷하다. 토지신화는 붕괴된지 오래다. 어디가 바닥인지 도대체 감을 잡을 수 없을 만큼 급락세를 보이고 있다. 10억원의 토지구입비와 4억원의 건축비로 개발한 상가를 7억5,000만원선으로 분양가를 책정해 놓고도 팔리지 않을까 걱정할 정도다. 개발비용은 국제통화기금(IMF) 시대 이전과 큰 차이가 없지만 상가부지의 가격은 기존가의 3분의 1수준으로 떨어졌다. 급매물을 중심으로 부동산 시세가 형성되다보니 부동산가격은 원칙이 없어졌다. 기업매물이 나오면 수요자는 가격보다는 그 회사가 얼마나 어려운지를 먼저 묻는다. 바닥권에서 물건을 내놓았으니 회사사정이 어려우면 어려울수록 가격을 낮춰 구입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는 듯 싶다. 시장가격이나 부동산의 수익성 또는 개발원가라는 전통적 가격기준은 무너졌고 대신 회사의 경영상태가 기준이 되고 있는 셈이다.
95년이후 과잉공급된 오피스나 고급주택 유통시설을 매각하거나 임대하기 위한 건설업체들의 마케팅 전략은 눈물겹기까지 하다. 따라서 이젠 부동산시장을 활성화시켜 줄 유일한 탈출구는 외국인과 외국기업 뿐이다. 외국인 회사는 환율을 감안하면 이미 절반가격으로 하락한 부동산을 시세의 절반가격으로 절충하고 있다. 달러로 환산하면 우리나라 부동산가격은 4개월전의 30%수준이다.
부동산가격이 과연 언제 반등할 것인가를 예단하기는 어렵다. 언젠가는 오를 것이며 지금 사놓으면 상당한 부가가치를 누릴 것이라고 생각하는 투자자는 많지만 당장 구입을 주저하고 있다. 앞으로 1∼2년정도 금융자산을 굴리는 것이 고금리 상황에서 유리하다고 판단하기 때문이다. 외국인투자자는 임대수입과 신뢰성을 근거로 투자수익성을 철저하게 따진다. 따라서 이들은 한국시장을 아직 주시하고 있을 뿐 행동으로 옮기는 경우는 극히 적다.
그러나 이같은 국내 투자자의 관망세와 외국인 투자자를 위한 판단근거가 미비한 상황속에서도 부동산 경기는 의외로 빨리 회복될 가능성이 크다. 현재 부동산 가격하락의 주요 요인인 95∼97년에 과잉공급된 부동산 개발상품은 올해중 소진될 것으로 보이고 가격구조는 신규개발을 불가능하게 하고 있다. 환율이 달러당 1,300원대로 들어서면 금리조정이 이뤄질 전망이며 양도소득세 경감을 비롯한 부동산 경기 부양대책이 추진중에 있다. 현재 부동산시장 침체는 상당부분 급격한 소비위축과 유동성이 경색된데 따른 일시적인 현상이다. 따라서 올 하반기를 전후해 부동산 시장은 점차 안정적인 상승세를 나타낼 것으로 전망된다. 그러나 하반기 이후 형성될 부동산 시장은 과거와는 전혀 다른 양상을 띨 가능성이 크다. <문의 (02)5772900 금강컨설팅 대표이사>문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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