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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의도에서 횟집 운영 이석민씨(창업! 이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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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의도에서 횟집 운영 이석민씨(창업! 이 사람)

입력
1998.03.3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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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롭스터 전문점 실패 거울삼아 IMF형 잡어횟집 전환 성공『시대 분위기에 맞게 사업을 고쳐나가는 것이 성공 비결입니다. 국제통화기금(IMF) 지원체제에서 식당을 운영하려면 값 싸면서도 신선하고 맛있는 메뉴를 개발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서울 여의도 KBS별관 맞은편에서 횟집 「어부의 집」(02­782­5959)을 운영하는 이석민(李錫敏·41)씨. 이씨는 IMF 한파로 거의 망하다시피한 가게를 사업 종류를 바꾸어 기사회생(起死回生)시킨 사람이다.

그가 식당을 연 것은 지난해 10월. 마음 먹고 크게 벌린 사업이 「롭스터」라고 불리는 바다가재 음식점이었다. 그동안 후배가 하던 롭스터 식당을 눈여겨 봐두었다가 「앞으로 경기가 좋아지고 수요도 늘어나겠다」는 짐작만으로 식당을 차렸다.

식당은 실평수만 70평 정도. 분위기나 맛은 다른 롭스터 식당과 다를 게 없지만 나름으로는 차별화 전략으로 음식 값을 크게 낮추어 시작했다. 1인분이 2만5,000∼3만원. 고급 롭스터 식당에 비하면 절반 정도 수준이었다. 덕분에 가게가 후미진데도 불구하고 손님들이 꽤 몰려 하루 200만원 정도의 매출을 올렸다.

문제는 경기였다. 11월말께부터 외환위기가 심화되면서 나라가 휘청할 정도가 되니 고급 음식점에 손님이 들 리가 없었다. 매출이 급격히 떨어져 12월 매출은 개업 초기의 4분의1에도 못미쳤다.

이래서는 안되겠다고 생각하고 여의도를 구석구석 뒤지면서 「찾아보기 힘든 가게」가 어떤 게 있을까 하고 궁리를 거듭했다. 생각이 미친 곳은 「잡어(雜魚) 횟집」 여의도 일대에 횟집은 많지만 「정통 일식」을 앞세운 고급 식당 일색이었기 때문이었다.

『업자들이 떼어다 주는 횟감으로는 차별이 안되겠다 싶어 제주도와 남해안을 한달 정도 돌아다니며 공급선을 찾았습니다. 지금은 제주에서 비행기로 갈치 멸치를 가져오고, 충무에서 개불 해삼 전어 병어 숭어 등을 들여 옵니다』

되도록 양식어를 피하고 가까운 바다에서 직접 잡아 올린 고기를 쓴다는 이씨는 메뉴마다 「토속」이라는 이름을 붙여 「다르다」는 인상을 주려고 노력했다.

『1월 중순에 문을 열고 부터 하루 250만원 정도의 매출을 올려 이만하면 성공한 셈』이라는 이씨는 『매출이 떨어지는 고급 식당들은 값 싼 메뉴를 개발하고 여의치 않으면 다른 업종으로 하루빨리 바꾸는 결단이 필요하다』고 말했다.<김범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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