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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물산업 ‘21세기 황금알 거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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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물산업 ‘21세기 황금알 거위’

입력
1998.03.3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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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머리서 마취성분 추출/오염물질 먹는 미생물 배양/유전자 조작 생쥐복제/원료 비중 1%에 불과/국운걸만한 미래산업 신기술 18개社 벤처協 결성거머리에서 마취성분을 뽑아내고, 오염물질을 먹이로 삼는 미생물을 대량 배양해 수질을 정화한다. 유전자를 조작, 실험목적에 맞는 생쥐를 복제한다. 불과 얼마전만해도 공상과학물에나 나왔을 법한 이런 일들이 급속도로 현실화하면서 황금알을 낳는 21세기의 미래산업으로 각광받고있다.

우리나라에서도 최근 이 분야의 신기술을 보유한 18개 벤처기업들이 「한국 바이오 벤처기업협의회」(회장 정명준·鄭明俊)를 창립, 본격적인 세계시장 도전에 나섰다.

생물산업(Bioindustry)이란 생물체 고유의 기능과 유전자정보를 이용, 인류가 필요한 신물질을 상업적으로 생산하는 산업으로, 의약 식품 화학 에너지 등 활용분야가 무궁무진하다.

세계 생물산업시장은 92년 100억달러에 불과했으나 2000년에는 1,000억달러, 2005년에는 3,050달러로 급증할 것으로 산업자원부는 예상했다. 국내시장도 95년 2,516억원에서 매년 50%가까운 신장세를 보여 2005년에는 14조원의 엄청난 시장이 형성될 전망이다. 전세계 생물산업시장의 50%를 점유하고 있는 미국은 관련기업만도 이미 1,300여개가 넘는 등 고용측면에서도 엄청난 효과를 거두고 있다.

협의회 정회장은 『특히 생물산업은 원료비중이 1%밖에 되지 않아 자원빈국인 우리나라의 경우는 국운을 걸고 도전할만한 미래산업』이라며 『전세계에 존재할 것으로 추정되는 2,000만여종의 생물이 모두 엄청난 부가가치를 지닌 자원』이라고 밝혔다.

예를들어 거머리는 세계각국의 연구진과 의약업계에서 애지중지하는 대표적인 생물자원. 거머리가 붙어 자신의 체중보다 10배나 많은 피를 빨아먹을 때까지 사람은 아픔을 느끼지 못한다. 이같은 이유는 거머리의 침속에 마취성분과 피를 빨리 흐르게 하는 혈관팽창성분, 피가 응고되지 않고 계속흐르게 하는 혈액응고 억제성분 등이 있기 때문이다. 한국과학기술원 생물자원연구팀도 어항과 고무수조벽에 1만마리의 거머리를 키우고 있다. 혈액응고제와 마취성분을 추출해내기 위해서이다.

정회장은 『빌 게이츠가 컴퓨터소프트웨어 한가지로 전세계를 지배하는 것처럼 생물산업은 전인류를 대상으로 대량복제와 독점이 가능한 산업』이라며 『기술실용화에 장기간이 소요되고 위험부담이 큰 산업인만큼 정부가 적극적으로 지원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생물체 하나하나가 엄청난 활용잠재력을 지닌 것으로 확인되면서 브라질 말레이시아 자메이카등 다양한 생물종을 보유한 국가들은 「생물주권」을 요구하는가 하면, 미국과 일본 등 선진국들은 전세계생물종의 23%가 축적된 열대우림에서 생물사냥에 나선지 오래다. 우리나라도 사냥대상에서 예외가 아니어서 「미스킴 난장이 라일락」 「코리안 퍼」 「에머랄드 파고다」 「코리안 파인」등 한국이 고향인 생물들이 이미 외국에서 종자개량을 통해 자국의 생물로 특허등록을 마친 상태이다. 89년에는 미국 국립수목원소속 채취단이 설악산 오대산 소백산등지에서 126종의 식물을 조직적으로 캐 가기도 했다.<정덕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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