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장·석유社 사장 역임/작년 에너지장관 첫 입각/정치적 기반은 취약보리스 옐친 러시아 대통령은 「장수총리」인 빅토르 체르노미르딘이 떠난 빈 자리에 35세의 젊은 개혁주의자 세르게이 키리옌코 총리대행을 앉혔다. 불과 1주일전까지만 해도 무명인사였던 키리옌코가 러시아의 새총리로 공식 지명됨에 따라 크렘린과 의회 등 권력의 핵심부는 벌써부터 그가 펼칠 정치·경제개혁 방향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옐친은 그를 두고 『중요한 것은 나이가 아니라 능력이다』라고 말한 바 있다.
키리옌코는 스스로 밝힌 것처럼 전형적인 실무형 관료다. 그는 지난해 11월 보리스 넴초프 전 부총리의 추천을 받아 에너지 장관으로 입각하기 전까지 니즈니 노르고로드시 상업은행장과 석유회사 사장을 역임한 것이 알려진 경력의 전부다. 그는 62년 그루지야의 압바스 자치공화국의 수도 고르키시에서 태어나 철도운송대학 재학중 공산당청년조직인 콤소몰에 가입, 당시 주지사로 있던 넴초프와 인연을 맺었다.
옐친 대통령의 총리지명에는 그가 이처럼 정치적 기반을 갖고 있지 않은데다 권력의 핵심에서 벗어나 있던 참신한 인물이라는 점이 크게 작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체르노미르딘 전 총리와 달리 그는 재벌과 결탁된 파당적인 이해 관계에 얽매이지 않고 시장경제 수립, 국영기업 민영화 등 개혁프로그램을 강력히 추진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의 정치생명은 기득권 세력을 여하히 통제할 수 있느냐에 달려있다. 크렘린과 의회에 포진한 기득권의 도전을 물리칠 경우, 정치적 입지를 다질 수 있지만 실패하면 대통령의 방패막이로 전락해 쓸쓸히 정치무대에서 퇴장하게 될 것이다.<배국남 기자>배국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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