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 일본 국립 도쿄(東京)대 졸업식장은 비리에 연루된 동문들에 대한 참회와 자성의 자리였다. 60년대 학원분규의 상징물로 유서깊은 야스다(安田)강당에서 열린 졸업식에서 하스미 시케히코(蓮實重彦) 총장은 최근 도쿄대 출신의 대장성 등 공무원들이 잇따라 비리혐의로 물의를 빚고 있는 데 대해 『반성과 사죄가 필요하다』는 메시지를 던졌다.하스미 총장은 도쿄대 출신 비위공무원들을 「부끄러운 동문」이라고 규정한 뒤 『만일 그들의 파렴치한 행동이 우리 도쿄대의 (권력지향적) 독특한 풍토를 반영한 것이라면 일부 졸업생의 행동이라 할지라도 깊은 반성과 사죄를 하지 않으면 안된다』고 말했다. 그는 『부끄럽게도 요즘 재정·금융스캔들에 가담한 고위 공직자와 기업체 간부가 대부분 우리학교 졸업생이라는 사실을 부인할 수 없다』며 『이들의 바보스런 행동 때문에 깊은 분노와 굴욕감을 느끼지 않을 수 없다』고 고백했다.
그는 『지성은 축적이 불가능하며 타인과 함께 생각하고 행동함으로써 비로소 체득되는 것』이라며 『관리들은 지식과 정보면에서 부족할 게 없을 정도로 혜택받은 사람이었지만 지성이 결여됐다』고 지적했다. 하스미 총장의 졸업식사가 25분동안 이어지는 동안 식장에 모인 3,000여명의 졸업생들은 숙연한 분위기였다.<도쿄=황영식 특파원>도쿄=황영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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