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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회의·자민련·한나라/北風뒤 정계개편 바람 ‘솔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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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회의·자민련·한나라/北風뒤 정계개편 바람 ‘솔솔’

입력
1998.03.2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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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野 ‘탈당기류’ 與 ‘외연 넓히기’/여소야대 大변혁 조짐 보인다북풍파문이 잦아들면서 정치권의 수면은 잔잔하지만 그 저류(底流)는 심상치 않다. 한나라당 내부에 탈당 움직임이 일고 있고 국민회의 자민련 등 여권은 외연을 넓히는 작업에 은근히 나서고 있다. 특히 4·2 재·보선, 4·10 한나라당 전당대회, 6·4 지방선거 등 굵직한 정치일정이 예정돼 있어 여소야대의 현 구도가 어떤 식으로든 변혁을 맞을 가능성이 높다는 게 중론이다.

◎국민회의/다양한 시나리오 검토

국민회의는 정계개편에 조심스런 자세를 취하고 있다. 조급한 정계개편의 시도가 역효과를 초래할 수 있기 때문이다. 김대중(金大中) 대통령을 비롯, 여권 고위인사들은 한결같이 『인위적으로 한나라당 의원을 빼내 오는 일은 없다』고 단언한다.

그러나 정계개편이 서서히 다가오고 있다는데는 모두가 고개를 끄덕인다. 내밀하게 정치상황의 변화, 이에 대비한 다양한 시나리오가 검토되고 있다. 여권 핵심부가 아직 수용하지는 않았지만, 「민추협세력의 대연합론」 「동교동­상도동 통합론」이 건의되고 있다. 이와는 달리 국민회의의 전국정당화, 영남인맥의 충원 등 보다 큰 틀의 개편도 장기과제로 검토되고 있다.

정치현장에서는 국민회의 중진들이 연고있는 한나라당 민주계나 서울·수도권 의원들과 접촉, 「옛 정」을 되새기는 등 우의를 다지고 있다. 아직 구체적인 행동은 없지만 분위기를 무르익게 하는 노력이 전개되고 있는 것이다. 특히 몇몇 핵심의원들은 이수성(李壽成) 평통수석부의장의 영입을 성사해낸데 이어 민주계 핵심들의 의중을 타진중이다. 이들은 경제난 극복, 국정안정, 정치질서의 회복 등 정계개편을 염두에 둔 선문답을 주고받는다는 후문이다.

이런 분위기 조성은 짧게는 재·보선과 한나라당 전당대회 이후, 길게는 지방선거 이후를 겨냥하고 있다. 내부적으로는 지방선거 이전에 야대가 붕괴될 수 있다는 판단도 나오고 있다. 국민회의의 한 중진의원은 『최근 일부 신문의 여론조사에서 한나라당의 지지도가 한 자릿수로 내려간 이후 거취를 고민하는 한나라당 중진들이 적지 않더라』고 말했다.<이영성 기자>

◎자민련/영입대상 명단 나돌아

자민련이 한나라당 의원에 대한 개별영입을 통해 「몸불리기」 작업에 나설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박태준(朴泰俊) 자민련 총재는 26일 대구에서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국회운영을 해보니 논리만 갖고 되는 게 아니고 숫자가 중요하다는 것을 실감했다』며 『들어올 의원들이 있다면 막지 않겠다』고 말했다.

또 김종필(金鍾泌) 총리서리도 이날 자민련당사를 방문, 당직자들과 만나 한나라당 내부 동향에 대해 깊숙한 얘기를 주고 받았다. 지방선거 이전이라도 한나라당 박세직(朴世直) 의원의 탈당움직임을 신호탄으로 자민련이 세불리기를 추진할 수 있음을 말해주는 대목이다.

이에 따라 자민련 당직자들 사이에서는 영입대상자 명단이 오르내리고 있다. 한 고위당직자는 『조만간 박세직 의원이 K씨등 일부 전직의원들과 함께 한나라당을 탈당, 우리당에 입당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자민련은 우선 박의원과 함께 총리임명동의안 부결처리 당론에 반대했던 의원들의 입당가능성을 거론하고 있다. 이중 김종호(金宗鎬) 의원의 입당 가능성이 높다는 게 자민련측 주장이다.

충청권의원들도 영입1순위그룹에 포함됐다. 오장섭(吳長燮) 이완구(李完九) 의원 등과 접촉, 입당여부를 타진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그 다음으로 대구·경북지역의 이의익(李義翊) 안택수(安澤秀) 박종근(朴鍾根) 의원을 비롯, 유종수(柳鍾洙) 황학수(黃鶴洙) 이재창(李在昌) 의원 등 자민련 간판으로 당선됐다가 한나라당으로 넘어갔던 인사들의 「원대복귀」도 기대되고 있다. 김총리서리는 최근 『우리 당에서 나간 사람들이 다시 돌아오겠다면 막지 않겠다』고 말했다는 후문이다.

한 당직자는 『JP가 최근 한달동안 접촉한 한나라당 의원이 30여명에 이른다』고 말했다.<김광덕 기자>

◎한나라/“올것 왔나” 불안 엄습

한나라당이 아연 긴장하고 있다. 진원지를 알 수 없는 정계개편의 조짐이 서서히 엄습해 오고 있음을 직감하고 있기 때문이다. 박세직(朴世直) 의원이 탈당을 기정사실화한 데 이어 김종호(金宗鎬) 의원도 다음주초 탈당을 결행할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에 김일윤(金一潤) 이신행(李信行) 의원도 가세할 것이란 소문도 나돌고 있다. 이홍구(李洪九) 고문의 주미대사 기용과 이수성(李壽成) 전고문의 평통 수석부의장 기용이 던진 「불길한 예감」이 현실화하고 있다.

대선직후 166석이던 한나라당 의석수도 줄어들어 27일 현재 157석이 됐다. 원내 과반수선인 150석이 언제 무너질지 모를 판이다. 한 당직자는 『과반수 의석은 한나라당을 유지하는 심리적 마지노선』이라고 말했다. 북풍정국이 소강국면에 접어들면서 한나라당은 당권경쟁이란 내홍에 휩싸였고 4·2 재·보선과 4·10전당대회도 정계개편의 변수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은 실정이다.

특히 자민련 박태준(朴泰俊) 총재가 26일 대구에서 『논리만 갖고는 국회운영이 안되며 결국 숫자로 되는 것』이라고 언급한 데 대해 한나라당은 즉각 예민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장광근(張光根) 부대변인은 『이는 「한나라당 의원 빼내가기」를 통해 야당파괴에 나서겠다는 의미』라고 비난했다. 장부대변인은 이어 『박총재의 발언은 향후 정국흐름을 좌우할 중요한 보궐선거에서 패색이 짙은 나머지 일부 의원들의 탈당유도를 통해 우리당을 밑바닥부터 흔들어 대세를 반전시켜 보겠다는 의도』라며 『「인위적 정계개편은 있을 수도 없고 해서도 안된다」는 김대중(金大中) 대통령의 언약을 다시한번 상기시킨다』고 말했다.<정진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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