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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버 공간의 독버섯 음란 ‘야설’이 판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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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버 공간의 독버섯 음란 ‘야설’이 판친다

입력
1998.03.2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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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한소설’ 홈페이지 수두룩/회원제·광고유치식 영업/청소년 성폭력 부추길 우려「뜨거운 유부녀」, 「색다른 경험」, 「타부」, 「금단의 방」, 「여교사이야기」…. 성인용 비디오 제목이 아니다. 요즘 PC통신과 인터넷 등 사이버공간에서 한창 유행하고 있는 음란소설 제목들이다.

최근 사이버공간에는 이처럼 한글로 된 음란소설이 범람, 청소년들의 정서를 크게 해치고 있다. 네티즌들사이에 야한 소설의 줄임말, 「야설」로 통하는 음란소설은 입에 담기 힘들 정도로 충격적이다.

단순히 남녀간의 음란한 성행위만 묘사한 것이 아니라 지하철에서의 성추행, 강간, 인신매매, 매매춘 등 강제적인 성행위를 무차별적으로 다루고 있다. 성행위 대상자도 이성에서부터 교사, 부모, 친척 등 현실적으로 있을 수 없는 상대를 설정해 상상속의 불륜, 패륜을 부추키고 있다.

표현 또한 저열하다. 성행위 장면만 나타낸 것이 아니라 성기를 지칭하는 속어, 상스러운 욕설 등이 난무한다. 그림이나 비디오정지화면 등을 곁들인 소설도 등장하고 있다. 이 때문에 야설은 청소년들사이에 「성폭력 교과서」로 둔갑할 수 있다는 우려를 낳고있다.

서울대 사회교육학과 차경수 교수는 『글은 그림과 달리 상상력을 자극하는 힘이 강해 청소년들을 충동질할 요소가 많다』고 경고했다.

이들 야설은 단속의 손길이 강화된 PC통신을 피해 상대적으로 제재하기 힘든 인터넷으로 활동무대를 옮기고 있다. 야설을 게재하는 인터넷홈페이지는 「69엔터테인먼트」, 「야설방」, 「야한스토리」 등 무려 20여곳.

모두 한국인이 만든 것으로 추정되는 야설 홈페이지들은 대부분 영리를 목적으로 한 「영업용」. 방식은 돈을 내는 회원제와 야설을 네티즌들에게 무료제공하는 대신 음란물 홈페이지나 음란물 업체의 광고를 실어주는 광고유치 등 2가지. 69엔터테인먼트의 경우 대표적인 회원제방식의 야설홈페이지다.

신용카드결재를 통해 정회원은 1달러, 특별회원은 5달러의 회비를 받는다. 홈페이지 개설자가 미국교포라 달러가 고스란히 해외로 빠져나간다.

야설방이나 야한스토리, 포르노시티 등은 광고유치방식을 택하고 있다. 광고문안을 누르면 누른 횟수만큼 광고주로부터 돈을 받는다. 광고는 음란비디오, 음란물 홈페이지, 사이버도박장 등 퇴폐적인 것들이 주종을 이룬다.

PC통신도 야설이 횡행하기는 마찬가지. 1, 2월께 한국PC통신이 운영중인 인포샵의 10여개 성인전문 정보제공(IP)업체들이 야설을 비롯한 음란물을 게재, 정보통신윤리위원회로부터 운영정지 및 폐쇄조치를 당했다.

그러나 개인들간에 유통되는 야설은 단속하기가 어렵다. PC통신 이용자들끼리 전자우편으로 야설을 주고 받기 때문. 이를 이용한 장사꾼들도 등장했다. 이들은 밤 11시부터 새벽 3시 사이에 PC통신 게시판을 통해 「야설 팝니다」 식의 광고를 게재하고 있다. 광고를 보고 신청한 네티즌들이 은행구좌에 일정금액을 입금하면 야설을 전자우편으로 보내 준다.

CD롬도 판매수단으로 등장했다. 전자우편을 통해 야설과 음란한 사진 등을 담은 CD롬을 1만원 안팎의 돈을 받고 판매하고 있다.

하지만 야설홈페이지는 대부분 해외에서 운영해 단속이 힘든 실정이다.

정보통신윤리위원회 신동률 심의지원팀장은 『인터넷서비스업체를 통해 야설 홈페이지를 폐쇄하고 있으나 며칠 후 다른 곳에 새 홈페이지를 개설해 근절이 힘든 상황』이라고 밝혔다.<최연진 기자 wolfpack@nuri.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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