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립감’ 벗게 사회차원 대책을25일 오후 모여중 3학년 임모(16) 박모(16) 이모(16) 송모(16)양 등 4명이 서울 동대문구 모아파트 20층 복도에서 집단투신자살한 사건은 1월3일 도봉구 쌍문동에서 일어난 10대 3명의 동반투신사건이 채 잊혀지기도 전에 발생해 충격을 주고 있다.
경찰청 통계에 따르면 96년 총 8,632건의 자살사건중 615건이 10대의 자살로 95년에 비해 29.2%가 늘었다. 서울시교육연구원 조사에 따르면 가정불화와 성적비관이 청소년 자살동기의 각각 50%, 33%로 대종을 차지하고 있다.
그러나 최근들어 잇따라 발생하는 10대들의 집단자살사건은 우리사회의 청소년 자살문제가 더 이상 방치할 수 없는 구조적 심각성을 띠어가고 있다는 점에서 대책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이번에 집단자살한 4명중 3명의 2학년때 담임 신모(45) 교사는 『모두 명랑하고 친구들과 잘 어울려 전혀 문제를 느끼지 못했다』며 『이 또래 아이들이 어울려 생각과 행동을 같이 하는 것은 흔히 있을 수 있는 일이지만 동반죽음은 생각하지도 못했다』고 안타까워 했다.
이들이 투신하기 전 남긴 유서를 살펴보면 평소 가수 등 화려한 연예인을 꿈꿔왔지만 어려운 가정형편으로 고민하는 등 현실과 이상의 현격한 차이가 자살의 직접원인인 것으로 분석된다.
고려대 의대 곽동일(郭東日·정신과학) 학장은 『신체적 성숙과 정신적 미숙, 희망과 열정, 실망과 좌절을 오가는 변덕스러움이 특징』이라며 『이러한 청소년들이 대화가 단절되고 적개심이 내부로 향하면 자기공격이나 자기파괴인 자살로 나타난다』고 말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청소년들이 흔히 갖기 쉬운 현실과 이상의 극심한 괴리 뿐만 아니라 가정과 학교 등 주위의 무관심과 방치가 자살을 촉발하는 계기가 된다고 지적했다.
서울대 원호택(元鎬澤·심리학) 교수는 『자기를 알아주는 이웃이 한 사람이라도 있으면 자살을 크게 줄일 수 있다는 것이 외국 전문가들의 연구결과』라며 『집단자살은 죽음에 대한 공포 등 억제력을 약화시키고 전염병 같은 모방사고를 불러일으킬 수 있는 만큼 대화와 이해로 청소년들이 스스로 느끼고 있는 고립감에서 벗어나도록 국가·사회적 대책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김동국 기자>김동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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