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조사,감내가능 최고금리 평균 年 15.2%/中企는 14.6%가 한계… 2∼4%P정도 인하해야국내 제조업체 10개중 8개는 현재의 금리를 「감내할수 없는 수준」으로 느끼고 있는 것으로 26일 조사됐다. 따라서 고금리 체제가 장기화하거나, 또는 실질적 대출금리 인하가 이뤄지지 않을 경우 생존할 수 있는 기업은 극소수에 불과하고 그나마 대상은 몇몇 대기업에 머물 것으로 보인다.
한국은행이 지난달 전국의 매출액 15억원 이상 2,893개 제조업체를 대상으로 실시한 기업경기실시지수(BSI) 조사결과에 따르면 기업들은 감당할 수 있는 최고금리를 평균 연 15.2%라고 답했다. 현재 기업대출이자율이 대체로 연 17∼18%임을 감안하면 적어도 2∼3%포인트는 인하되어야 그럭저럭 사업을 꾸려나갈 수 있다는 뜻이다.
연 20%이상의 이자를 물고도 버틸수 있다고 응답한 업체는 14.3%, 연 18∼20%라면 해볼만하다는 업체는 9.5%여서 현재 대출금리를 감당할 수 있는 기업은 결국 23.8%에 불과했다. 나머지 76.2%는 금리가 인하되어야만 영업을 계속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기업중에선 57.3%가 연 18%이상 금리를 「감당할 수 없는 수준」이라고 답했다. 26.6%는 연 20%이상의 이자를 주고도 기업활동을 할수 있다고 말했다.
반면 중소기업의 경우 지금처럼 연 18%의 이자를 내고도 버틸수 있는 업체는 17.9%에 불과했고 나머지 82.1%는 지금의 금리를 감내할 수 없다고 응답했다. 특히 중소기업의 42.9%는 금리가 국제통화기금(IMF)이전처럼 연 14%이하로 낮아져야만 살아남을수 있다는 반응이었다.
중소기업들이 평균적으로 느끼는 대출이자율의 최고한계점은 연 14.6%(대기업은 연 17%)여서 대다수 중소기업들이 생존하려면 대출금리가 지금보다 적어도 4%포인트는 인하되어야할 것으로 보인다.
한편 제조업체들에 손익분기점이 되는 원화의 대미달러환율은 달러당 1,184원인 것으로 드러났다. 물론 수출과 내수여부 및 업종에 따라 환율의 손익함수관계는 다르게 나타나지만 대부분 기업들은 적정환율은 달러당 1,100∼1,300원으로 상정하고 있었다.<이성철 기자>이성철>
◎환율·금리 전망/환율 당분간 1,300원대/금리인하는 오래 걸릴듯
금리하락의 열쇠는 환율이 쥐고 있다. 최근 환율과 금리가 다소 하락세로 돌아섰으나 기업들에게 「단비」가 될 수준으로 떨어지려면 3·4분기 이후에나 기대해 볼 수 있다는 게 금융계 분석이다.
◆환율
당분간 달러당 1,300원대에서 옆걸음이 예상된다. 대상그룹의 라이신사업매각, 한라그룹의 로스차일드 자금유입 등 호재는 있지만 상승을 억제할 정도이지 하락을 촉진할 정도 위력적이지는 않을 것이란 지적이다.
아시안 월스트리트 저널(24일자)은 서울외환시장 참여자들의 말을 인용, 『한국의 환율이 단기급락한 것은 단기급등의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고 우려했다. 국내 H은행 딜러는 『무디스 S&P 등 국제신용평가기관들이 정크본드인 한국의 신용도를 투자적격등급으로 상향조정하는 것이 앞서야 한다』고 말했다.
◆금리
조금씩 내려가고 있는 환매채(RP)금리와 콜금리가 이르면 내달말께 연 20% 이하로 떨어질 전망이다. 그러나 기업 금융비용을 결정하는 대출이자율이 인하되기까지는 상당한 시일이 걸릴 전망이다. S은행 금리담당자는 『대출금리를 낮추려면 콜금리가 연 20% 밑으로 떨어지는 것도 중요하지만 무엇보다 연 18%대의 회사채수익률이 15%선까지 내려와야 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자금수급보다 인플레에 민감한 회사채금리는 10%대의 고물가 기조하에서 환율에 관계없이 좀처럼 하락하기 힘든 실정이다.
따라서 대출금리 인하를 유도하려면 환율하락과 함께 강력한 물가안정, 과당예금금리 경쟁 자제가 병행되어야 한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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