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군대장 6명중 4명이나 교체/과감한 물갈이 ‘통수권 안정’ 포석/ROTC 입지도 크게 강화 ‘육사 견제’관심을 모았던 새 정부의 첫 육군수뇌부 인사는 「호남출신 첫 육군참모총장」과 「학군(ROTC)출신 첫 합참의장」으로 요약된다.
건군이래 호남출신으로는 처음으로 육참총장에 오른 김동신(金東信·육사 21기·광주일고) 대장은 새 정부 출범초기부터 호남출신의 유일한 4성장군이란 점 때문에 일찍이 후보로 거론돼 왔다.
이로써 천용택(千容宅) 국방부 장관과 김육참총장, 이남신(李南信·육사 23기·전주고) 기무사령관 등 군의 실세라인에 모두 호남출신이 포진, 검찰·경찰에 이어 군부도 새정부와 교감이 가능한 인물들로 물갈이가 됐다.
또 4월10일께로 예정된 군단장, 사단장급 후속인사에서도 구(舊)정권에서 능력이상으로 중용된 일부장성들이 정리될 것으로 보여 천국방부장관이 추진하는 「정예화·과학화된 조직」으로의 군개편도 가속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번 인사에서 가장 눈에 띄는 대목은 학군2기 출신인 김진호(金辰浩) 대장의 합참의장 발탁. 당초 도일규(都日圭) 육군총장의 영전이 유력하게 거론됐으나 문민정권 색깔이 너무 두드러진다는 점이 지적되면서 막판에 탈락됐다. 여기에는 육사출신에 대한 견제포석이라는 분석도 있다. 갑종출신인 조영길(曺永吉) 2군부사령관이 2군사령관으로 승진한 점도 이를 뒷받침한다. 학군출신은 93년5월 박세환(朴世煥) 전 2군사령관의 대장 승진이래 이번에 합참의장까지 배출함으로써 입지가 크게 강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번 인사에서는 또 육군대장 6명 가운데 4명을 교체해 구정권의 주축세력을 정리한 점도 주목된다. 윤용남(尹龍男) 합참의장은 물론 임기보장이라는 일부 군내부의 희망에도 불구하고 도일규육군총장과 1,3군사령관을 과감히 경질한 것도 조속한 물갈이를 통한 통수권 안정이 필요하다는 판단 때문이라는 해석이다.
또한 대장 진급자 4명 가운데 2명이 육사22기 출신으로 「육사22기 대장 시대」가 열린데 이어 육사23기 선두주자인 김석재(金石在) 중장을 군사령관으로 발탁, 현재 정원초과 상태인 고위장군의 인사숨통이 트이게 됐다. 당초 대상자로 꼽히지 않았던 김석재중장이 발탁된 것은 육사23기의 경우 이번에 대장으로 승진되지 않았을 경우 계급정년에 걸려 자칫 대장진급후보에조차 오르지 못할 경우가 감안됐다는 것.
여기에다 한미연합사 부사령관직에 미8군 근무경험이 전무한 정영무(鄭永武) 합참작전본부장이 임명된 것은 미국측에서 「작전통」을 희망해 이루어진 것이라는 후문이어서 김대중(金大中) 대통령이 추구하는 「한미공조를 통한 안보력 강화」정책에 비추어 연합사의 위상이 한층 강화할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특히 이 과정에서 당초 유력한 부사령관 후보로 떠올랐던 한승의(韓勝義) 육사교장이 탈락한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 정 신임부사령관은 연합사부사령관직을 대과없이 수행할 경우 영남지역에 대한 배려 차원에서 차기 육군총장후보로 가장 가까이 다가가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이번 인사 대상자 대장급 6명은 출신지역별로 호남 2명, 영남 2명, 서울· 이북 각 1명 등이어서 외형상으로는 지역안배도 적절히 이루어졌다.<윤승용 기자>윤승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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