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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상사가 무너진다/그룹마다 ‘무용론’… 구조조정 1순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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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상사가 무너진다/그룹마다 ‘무용론’… 구조조정 1순위

입력
1998.03.2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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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금조달 거의 못해 수출업무 손놓아수출 첨병 종합무역상사가 무너지고 있다. 금융기능과 해외조직이 제 역할을 못하는 상황에서 종합상사가 새정부 재벌정책의 핵심인 구조조정의 타깃으로 대두됐다. 이에 따라 그룹마다 「상사 무용론」을 거론, 우리나라 수출의 절반을 떠맡고 있는 종합상사가 존립 자체를 위협받고 있다. 위기감을 느낀 종합상사들은 최근 모임을 갖고 상사의 기능 정립을 위한 긴급 건의문을 마련해 청와대와 산업자원부등 관계부처에 제출하기도 했다.

25일 관계당국과 업계에 따르면 삼성물산과 현대종합상사 (주)대우 등 7대 종합무역상사는 국내외에서 수출입관련 자금을 거의 조달하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삼성물산 관계자는 『신규 차입을 못해 수출상품 수주활동이 불가능하며 대부분의 외국계 금융기관들이 한국에 대한 대출한도를 정해 놓고 금융기관간 차입금을 만기연장한 대신 기업 대출금 회수에 나서고 있다』고 말했다.

▲외형축소

조직도 환율상승으로 해외법인 운영비가 지난해 말보다 2배 이상 올라 사업을 전면 재검토하거나 아예 철수하고 있다. (주)대우 관계자는 『시장개척 준비금이 국제통화기금(IMF)과 협의에 따라 폐지돼야 하고 한국계 현지기업에 대한 대출이자도 국내처럼 20%를 넘어 환차와 이자의 2중 부담을 안고 있다』고 말했다.

외형 축소로 대외신뢰도 하락도 불가피하게 됐다. 상사는 그동안 수출금액의 70% 이상을 계열사로부터 넘겨 받아 사실상 이중으로 금액을 계산해 왔다. 때문에 결합재무제표를 작성할 경우 외형이 절반 이하로 뚝 떨어지게 된다. 특히 그룹내 계열사들이 상사를 거치지 않고 독자적으로 수출입에 나서면서 상사는 효용가치도 인정받지 못하고 있다. 이 때문에 정부는 물론 상당수 그룹들이 종합상사를 구조조정 제1 순위로 꼽고 있다.

▲재무구조 악화

상호지급보증이나 부채비율축소등 대기업정책도 종합상사 경영에 직격탄으로 작용하고 있다. 7대 상사의 지급보증규모는 97년 3월기준 총 22조350억원. 이는 30대 그룹의 760여 계열사간 전체보증액 64조9,237억원의 34%에 해당한다.

부채비율은 상사별로 적게는 자기자본의 190%에서 최고 880%에 달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에 따라 상사들은 이달 말까지 자기자본의 100% 이하로 낮추도록 돼 있는 상호지보나 내년말까지 200% 이하로 낮춰야 하는 부채비율규정등을 예외 적용해 줄 것을 촉구하고 나섰다.

75년 5개 회사로 출범한 종합상사는 삼성 현대 대우 LG SK 쌍용 효성등 7개 그룹 상사가 지난해 689억3,100만달러를 수출, 전체의 50.4%를 차지했으며 60여개국에 405개 수출거점을 확보해 놓고 있다.<이종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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