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안 잠복돼 있던 한나라당의 당권경쟁이 서서히 표면화하고 있다. 비당권파인 김윤환(金潤煥) 고문진영이 소속의원을 상대로 당헌개정 및 총재경선을 요구하는 서명작업을 벌이고 있기 때문이다.4월10일의 전당대회를 앞두고 당 지도체제 개편문제를 둘러싼 당권파와 비당권파의 물밑암투가 갈수록 치열해 지고 있는 것이다.
조순(趙淳) 총재등 당지도부는 비당권파의 이러한 움직임에 대해 노골적인 불만을 표시하고 있다. 비당권파가 분당(分黨)까지 상정한 정계개편을 겨냥하고 있다고 보고 있는 것이다.
조총재는 25일 기자들과 만나 『일부 인사들이 당이 어려운 시점에 경선을 하자고 하는 것은 다른 의도가 있기 때문일 것』이라고 강조했다. 서청원(徐淸源) 사무총장도 『당내 일각에 「보신(保身)」을 위한 움직임이 있다』며 『당을 깨려는 행동을 계속하면 중대결심을 할 것』이라고 비당권파를 겨냥했다.
김고문과 이회창(李會昌) 명예총재측은 당지도부의 이같은 해석에 반발하고 있다. 이들은 『당지도부가 북풍정국을 이용해 당헌·당규에 따른 전당대회를 연기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고, 총재경선도 하지 않으려 하고 있다』고 반박한다. 이들은 강력한 야당으로 거듭나기 위해서는 전당대회에서 총재경선이 반드시 이뤄져야 한다고 주장한다. 김고문계의 한 의원은 『총재나 대표가 권한을 행사할 수 없는 현체제로는 당을 제대로 끌고 갈 수 없다』고 말했다.
한나라당의 당권경쟁은 비당권파의 서명작업 향방과 당권파의 대응여부에 따라 내분으로 비화될 가능성도 있다.<김성호 기자>김성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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