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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율안정 정착이 과제다(사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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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율안정 정착이 과제다(사설)

입력
1998.03.2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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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율이 연 사흘째 1달러 1,300원대를 유지하고 있다. 지난 16일 처음으로 1,400원대로 떨어졌던 원화환율이 1주일째 지속되다가 23일부터는 1,300원대로 속락하면서 환율하향안정에 대한 기대감이 급속히 확산되고 있다. 올 하반기쯤에나 가능할 것으로 예상했던 환율하향안정이 석달이나 앞당겨 실현된 것이다.우량기업의 목줄마저 죄고 있는 살인적 고금리의 해소도, 당장 서민가계의 생계를 압박해 들어오고 있는 고물가 확산의 차단에도 관건이 되는 환율안정에 일단 청신호가 켜진 것만은 확실하다. 한국은행이 이미 통화안정증권의 매각금리를 소폭이나마 내리기 시작, 금리인하 개입에 나섰고 정부는 내달말께로 예정된 IMF와의 협약이행상황 점검때 금리는 물론 성장률 통화 가용외환보유 등 거시경제지표에 대한 재조정에 나설 방침이다.

문제는 이같은 환율수준이 일시적인 현상이냐 아니면 바람직한 안정궤도정착과정에 들어선 것이냐이다. 환율이 떨어진다는 것은 일단 그만큼 달러수급에 여유가 생겼다는 말이다. 수요보다 공급이 많아졌다는 얘기다.

외채 만기연장협상이 비교적 순조롭게 이어져 온데다 지난 2월 무역수지가 사상 최고수준인 33억달러의 흑자를 기록하는 등 4개월 연속된 흑자행진이 외환수급안정에 기여했다. 「3월 금융대란설」에 대비해 기업들이 비축해 놓았던 보유달러를 내놓기 시작하고 외국인자금의 꾸준한 증시, 채권시장유입도 외환시장의 수급안정을 뒷받침했다.

그러나 최근의 안정요인에는 여전히 불안요소가 더 크다. 수출의 증대보다 수입감소에 의존한 무역수지 흑자가 그렇고 증시에 유입된 외국인 자금도 단기차익을 노린 핫머니 성격이 짙다. 수출입에 대한 환율절하효과는 오래 지속될 수 없는 것이고 핫머니는 국내 투자환경이 조금이라도 불리해지면 언제든지 도망갈 수 있는 투기성이 속성이다.

환율이 1,300원대로 진입한 지난 23일 하루 변동폭이 무려 73원으로 변동률 2%를 통상 안정으로 보는 IMF기준을 크게 초과한 5% 수준에 이른 것도 바로 시장의 불안정을 반영한 것이다. 환율안정을 정착시켜나가기 위해서는 결국 수출을 꾸준히 늘려 외화를 벌어들이고 안정된 외국투자자금을 끌어들이는 길밖에 없다. 또 그 길만이 외채위기를 극복하고 집단부실화로 몰리고 있는 기업의 발등에 떨어진 고금리 압박을 벗어나게 할 수 있다.

무얼 해야 할지도 분명하다. 지금이야말로 허리띠를 졸라매고 수출에 총력을 쏟고 말로만 해온 경제의 구조개혁을 서둘러 나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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