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링컨 해방한후 135년만에 美 대통령 공식 유감 표명『건국 이전부터 유럽계 미국인들은 노예거래에서 많은 이익을 얻었다. 이는 분명 잘못된 일이다』
24일 적도의 따가운 햇살이 내리쬐는 우간다의 한 초등학교 교정. 빌 클린턴 미 대통령은 1863년 에이브러험 링컨의 노예해방선언 이후 135년만에 노예제도의 잘못을 공식인정했다. 1620년 아프리카 서해안에서 흑인노예들을 미대륙으로 끌고온 이후 200여년간 자행됐던 납치 살인 성폭행에 대한 보기드문 「과오인정」이었다. 그러나 19세기까지의 최대 노예수입국, 흑인탄압국이었던 미국 대통령으로서의 「사과」로서는 충분하지 못했다.
클린턴 대통령은 짤막하게 유감을 표명한 뒤 『그러나 노예제도는 많은 출중한 아프리카계 미국인들을 배출했다』고 덧붙였다. 클린턴은 이어 『미국이 저지른 가장 큰 과오는 아프리카를 간과하고 무시한 것이었다』고 말했다.
고대 로마시대 이후 사라졌던 노예제가 부활한 것은 1442년 포르투갈인들이 아프리카 서안에서 흑인노예들을 유럽으로 끌고 오면서부터. 이후 400여년동안 모두 1,300만명의 아프리카인들이 유럽과 미 대륙으로 팔려나갔다. 세네갈 고리섬, 가나 아크라 등지에 노예시장이 들어섰고 세네갈강 하류에서 니제르강 삼각주까지 「노예해안(Slave Coast)」이 형성됐다. 링컨의 노예해방 선언 이후 흑인노예에 대한 가혹한 수탈과 학대는 사라졌지만 흑백간 부와 권력의 편중현상은 여전히 인종갈등의 불씨로 남아있다.
클린턴 대통령은 지난해 6월 의회가 노예제도에 대한 사과결의안을 추진하자 『정부차원의 사과를 하는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약속했다. 또 부인 힐러리 여사가 지난해말 고리섬의 대학살현장 「돌아오지 않는 문」을 방문하자 워싱턴에서는 곧 「사과성명」이 있을 것이라는 소문이 돌았다. 한편 흑인단체들은 『21세기로 넘어가는 역사의 전기에서 미국이 흑인에게 용서를 구하지 않는 한 흑백간 갈등은 영원히 치유될 수 없을 것』이라고 분명히 밝히고 있다.<윤태형 기자>윤태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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