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괌 추락사고의 교훈(사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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괌 추락사고의 교훈(사설)

입력
1998.03.2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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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8월6일 괌 아가냐공항 착륙중 추락한 대한항공 801편의 사고원인이 조종사 실수로 밝혀졌다. 미국 연방교통안전위원회가 비행경로기록장치(DFDR)와 조종석녹음기록장치(CVR) 분석결과를 근거로 작성한 보고서에 따르면 사고기는 지상충돌경보장치(GPWS)의 경보음이 두번 울렸는데도 40초가 넘도록 적절한 조치를 취하지 않아 니미츠힐 산등성이에 충돌했다는 것이다.물론 공항의 최저안전고도경보장치 고장과 관제사들의 근무태만도 하나의 원인이라 할 수 있다. 그러나 조종사가 적절히 대처했으면 피할 수 있는 사고였기에 230여명의 억울한 희생이 새삼 가슴 아프다. 괌 공항측이 활공각유도장치 고장 사실을 사고 1개월 전 건교부와 대한항공측에 통보했는데도 조종사가 이 장치가 없을 때의 착륙수칙(젭슨 매뉴얼)을 지키지 않은 사실까지 드러나 유가족들을 더욱 애통하게 하고 있다.

조사에 참여했던 우리측 관계자들은 조종사가 예정지점보다 약 3㎞ 전방에서 고도를 낮춘 것이 사고를 부른 일차적인 실수였다고 말했다. 베테랑 조종사가 왜 그렇게 어이없는 실수를 저질렀을까. 자만심으로 인한 방심이나 과로등으로 인한 정신집중 장애 때문은 아니었는지, 정부와 항공사 모두가 차근차근 되짚어 조종사 교육훈련과 운항관리 및 행정지도에서 교훈으로 삼아야 하겠다.

이번 일을 계기로 당국은 국내 공항의 안전도에 문제가 없는지도 철저히 점검하기를 당부한다. 우리나라 16개 공항중 12개는 민항기 취항을 전제로 개발된 것이 아니라, 군용공항을 이용하는 더부살이 공항이다. 군용공항은 노출을 피하기 위해 위치가 산악으로 둘러싸여 있다. 기동성이 뛰어난 군용기 이착륙에는 문제가 없지만 동체가 큰 민간 항공기에는 맞지 않는 시설이다. 괌 공항 사고와 비슷한 참사가 일어날 가능성이 얼마든지 있음을 잊지 말고 당국은 안전시설 보완과 개선에 각별히 유의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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