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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락 KAL機 블랙박스 대화록 공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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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락 KAL機 블랙박스 대화록 공개

입력
1998.03.2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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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장났던 괌관제소 착륙유도장치 한때 작동/機長 혼선이 큰 원인인듯지난해 8월 대한항공801편의 괌 추락사고는 공항 관제소의 고장난 활공각 유도장치(GS·글라이드 슬로프)가 한때 작동, 조종사의 착각을 일으키게 한 것이 결정적 원인일 가능성이 높아졌다.

이같은 사실은 24일 미국 교통안전위원회(NTSB)가 사고기의 블랙박스 내용을 공개함으로써 드러났다. 이에따라 이날부터 3일간 하와이 호놀룰루 컨벤션센터에서 열리는 사고원인 분석을 위한 청문회에서 대한항공측과 괌공항당국간에 사고원인을 둘러싸고 치열한 책임공방이 벌어질 것으로 보인다.

KAL801편이 추락직전 조종석 대화내용 등을 담은 블랙박스의 조종실음성녹음기록(CVR·31분1초 분량)과 비행경로기록장치(DFDR) 분석결과 기장과 부기장, 항공기관사 등은 GS가 고장난 사실을 사전통보받아 알고 있었으나 공항접근시 비행기 계기판에 GS가 작동되는 것으로 나타나 혼란을 빚었다. 괌 공항측은 또 사고기가 최저안전고도 이하로 접근하고 있는데도 전혀 경고를 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또 항공기의 지상충돌경보장치가 잇따라 위험을 알리는 경보음을 냈으나 기장이 신속하게 대응치 못해 재이륙 시기를 놓친 것으로 드러났다.

음성녹음기록 등에 따르면 KAL기는 괌 항로관제소로부터 추락 2분42초전인 새벽 1시39분44초(현지시각)에 활주로 접근허가와 함께 GS를 이용할 수 없음을 통보받고 육안으로 착륙을 시도한 것으로 나타나 있다. 그러나 1시39분55초부터 1시40분까지 여러차례에 걸쳐 계기판에 공항의 GS가 작동하는 것으로 나타나자 기장과 부기장 등이 『GS 왜 나오죠』『되는군요』 등의 대화를 나누는 등 혼란에 빠졌다.

그러나 조종사는 곧 GS고장때의 착륙경로인 「젭슨 메뉴얼」상의 「비(非)정밀접근절차」를 따르기로 하고 새벽1시41분33초 고도를 맞췄으나 사고기의 실제 접근경로는 비정밀접근절차에서 제시한 계단식 하강경로와 달리 그대로 사선으로 하강하면서 니미츠힐에 충돌했다.

한편 이 과정에서 추락 12초전 지상충돌경보장치에서 「고도가 너무 낮으니 재이륙 여부를 결정하라」(미니멈)고 알려주는 경보음이 울렸으며, 추락 9초전에는 「항공기의 운항각도에 문제가 있다」(싱크 레이트)는 경보음도 잇따랐다. 그러나 기장은 추락 3초전에야 뒤늦게 재이륙을 시도했던 것으로 밝혀졌다.<박정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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