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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삼성 격돌史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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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삼성 격돌史

입력
1998.03.2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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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油化·우주항공·반도체·조선 등 주력업종마다 교차진출 신경전기아자동차 인수를 놓고 정면대결에 들어간 현대와 삼성그룹은 지금까지도 줄곧 석유화학 우주항공 반도체 조선 등 주력 업종에서 상호 견제를 위해 치열한 신경전을 벌여온 대표적 라이벌 그룹이다.

특히 현대는 삼성의 강점인 경박단소(輕薄短小)형의 전자사업에, 삼성은 자동차 등 현대의 중후장대(重厚長大)형 기간산업에 교차진출해 양사간 영토싸움은 전방위로 확산돼 왔다.

96년 3월에는 삼성그룹이 위성용 탐사카메라 제작관련 입찰에서 1원으로 낙찰받은 사실이 드러나면서 함께 입찰에 참여했던 현대측이 제소 움직임을 보이는 등 강력히 반발, 심각한 마찰을 빚었다. 결과는 공정거래위원회의 무혐의 판정으로 삼성이 KO승한 셈.

정부의 조선소 신증설 억제정책이 폐지된 94년에는 삼성중공업이 조선소를 60만톤에서 160만톤규모로 증설하자 현대와 한라그룹이 세계 조선경기 부진 등을 이유로 강력 반대하고 나섰다. 그러나 결국 현대와 한라도 95∼96년 각각 120만톤과 150만톤의 설비를 증설, 본격적인 확장경쟁에 들어갔다.

88년에는 삼성그룹이 충남 대산에 석유화학단지를 조성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한지 약 3개월만에 현대 역시 대산에 석유화학단지를 짓겠다고 선언했다. 양 단지는 현재 산 하나를 사이에 두고 있다.

삼성이 73년 진출한 반도체산업에는 현대가 84년 뒤늦게 뛰어들어 경쟁의 불을 당겼고, 최근에는 양사가 거의 동시에 미국에 대규모 반도체공장을 짓는 등 대결양상을 보이고 있다.

이밖에도 의료원 스포츠 언론분야 등에서도 양 그룹의 힘겨루기는 계속돼 왔다. 한때 개인휴대통신(PCS)사업자 선정을 앞두고 전격적인 제휴를 체결, 재계를 놀라게 했지만 이제 기아자동차 인수문제를 둘러싸고 또 한번 뜨거운 한판승부가 불가피하게 됐다.<남대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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