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8년 ‘帝國銀 살인’ 복역/천재화가 히라자와 뇌 東京大 적출후 “확인불능”일본 당대의 일류화가 히라자와 사다미치(平澤貞通)의 뇌는 어디로 갔을까? 엽기적인 「데이코쿠(帝國)은행 사건」의 사형수로 39년간 복역하다 옥사한 그의 뇌는 무죄 입증을 위한 유족과 변호인단의 「병리 해부」 의뢰로 도쿄(東京)대 의대가 적출했다. 그러나 11년이 지난 지금까지 해부 결과는 커녕 뇌의 행방조차 묘연해 50년간의 미스터리가 이어지고 있다.
미 군정기인 48년 1월26일 도쿄 도시마(豊島)구 제국은행 시나초(椎名町)지점에 도쿄 도청의 완장을 두르고 마스크를 쓴 남자가 나타나 『근처에 티푸스가 발생해 방역작업을 하고 있다』며 예방약이라며 행원들에게 독극물을 먹여 12명을 숨지게 했다. 경찰은 사건 발생 200여일만에 홋카이도(北海道) 오타루(小樽)시에 있던 히라자와(당시 54세)를 용의자로 체포했다. 경찰은 애초에 731부대를 비롯한 세균전부대 관계자들을 중심으로 수사를 진행했다. 그러나 수사는 진척되지 않았다.
경찰청에서 34일간 혹독한 조사를 받은 끝에 이뤄진 그의 자백은 독극물을 시안산나트륨(청산가리)이라고 하는 등 허점 투성이었다. 아무런 물적 증거도 없었다. 범인의 몽타주와 닮았고 알리바이가 불분명하며 평소 행동이 특이했다는 것 뿐이었다. 그런 상태에서 50년 사형이 선고돼 55년 형이 확정되자 대대적인 구명운동이 일어났고 지금까지 18차례의 재심청구가 있었다. 당국은 그를 가둔 채 87년 95세로 옥사할 때까지 재심도 처형도 하지 않았다.
그의 사후 유족과 변호인단은 그의 유체를 기증해 뇌 해부를 의뢰했다. 30대에 광견병 예방주사의 부작용으로 「극도의 건망증과 시간과 장소에 대한 인식 결여,허언증(虛言症)」등이 특징인 코르사코프증에 걸린 그의 병력을 뇌해부로 입증하면 자백의 신뢰성이 결정적으로 무너진다는 생각에서였다.
그러나 4월초 제19차 재심청구를 앞둔 현재까지 도쿄대 의대는 11년전에 적출한 뇌의 해부 결과를 밝히지 않고 보존 유무조차 「확인 불능」이라는 입장이다. 천재화가의 뇌는 어디로 간 것이며 사건의 진상은 무엇인가?<도쿄=황영식 특파원>도쿄=황영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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