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라측 “경영정상화 앞당겨질것”한라그룹은 23일 미국 투자금융회사인 로스차일드사로부터 10억달러를 들여오기로 합의했다고 발표했다.
이 자금은 로스차일드사가 한라그룹의 주요 계열사에 자금을 제공, 채무를 갚아 정상화 하도록 한 뒤 해외 기업과 인수 및 합병(M&A) 전문기관들의 투자를 유치해 투자자로부터 자금을 회수하는 브리지론 방식으로 이뤄진다. 이 브리지 론의 금리는 연 12%이며 기간은 1년이다.
한라그룹은 이날 『이같은 로스차일드사의 브리지론 제공은 정몽원(鄭夢元) 회장과 로스차일드사의 윌버 로스 사장간에 합의됐으며 로스차일드사는 이 합의에 따라 즉시 브리지 론 제공 확약서를 발급했다』고 밝혔다. 브리지 론 제공을 위해 로스차일드사와 미국 법률회사인 파이퍼&마버리사 실무대표단이 25일 서울을 방문, 한라측과 구체적인 실행방안을 협의할 예정이다. 파이퍼&마버리사는 한라그룹의 구조조정을 자문하고 있는 법률회사다.
로스차일드사는 한라에 제공한 브리지 론 자금의 회수를 위해 만도기계에 대해서는 미국의 GM델파이사와 델코 레미사, 영국의 루카스 베리티사, 프랑스의 발레오사 등을, 한라시멘트는 유럽 소재 기업, 한라중공업은 동남아의 조선소를 대상으로 활발한 투자유치활동을 벌일 것으로 예상된다고 한라그룹은 설명했다. 한라는 『이번 브리지론을 통해 제공되는 1조5,000억원으로는 6조원이 넘는 부채를 모두 갚을 수는 없지만 우량 해외인수선을 확보할 수 있는 계기가 돼 경영정상화 시기를 앞당길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이종재 기자>이종재>
◎로스차일드社 왜 돈대나/자금제공 기업가치높여 외국 매각/이자수익·M&A중개료 ‘일거양득’
◆로스차일드 의도
한라가 로스차일드사로부터 10억달러의 브리지론을 도입키로 한 것은 외자유치의 새로운 모델을 제시한 것이다. 외국 금융기관이 먼저 우리기업에 필요한 자금을 제공, 기업가치를 높인뒤 외국기업에 매각하는 방식이다. 이에따라 국내기업은 외자도 유치하고 구조조정도 앞당기는 2중의 효과를 볼수 있게 됐다.
로스차일드사는 뉴욕월가에 본사를 두고있는 세계적 인수합병(M&A)전문기관으로 세계 27개국에 42개의 지점을 갖고있으며 96년 125건, 600억달러규모의 M&A를 주선했다. 로스차일드는 한라에 빌려준 자금으로 한라계열사의 빚을 갚도록 한 뒤 부채를 떨어낸 한라계열사를 해외 기업이 사도록 주선까지 할 예정이다. 결국 한라입장에서는 계열사의 빚을 로스차일드자금으로 갚은 뒤 로스차일드의 주선으로 빚갚은 계열사를 해외기업에 매각하게 된다. 계열사 매각대금은 로스차일드 차입금 상환과 그룹 구조조정에 활용하게 된다.
로스차일드는 12% 달하는 금리로 자금을 제공함으로써 금리차를 보게되고 M&A중개수수료를 챙길수 있어 역시 일거양득이다. 한라 관계자는 『로스차일드가 한라그룹 계열사의 자산가치를 충분히 인정한 결과로 받아들여진다』고 밝혔다.
◆브리지론이란
자금이 급히 필요한데 충분한 자금을 모을 때까지 시일이 걸릴 경우 필요자금을 일시적으로 조달하는 것을 브리징(BRIDGING)이라 하고, 이때 도입되는 자금이 브리지론(BRIDGE LOAN)이다.
은행이 갑작스런 기업 인수·합병(M&A)시 인수자금을 우선 지원, 자금 필요시점과 조달시점의 시차를 맞춰주는 교량역할을 하는 것에 비유하는 것이다.
보통 장기차관을 도입할 때 자금이 필요한 시점과 자금이 들어오는 시점이 일치하지 않을 경우 단기차입 등에 의해 일시적으로 조달하는 자금을 가리킨다. 정부도 선진국이 지원하기로 한 장기차관을 근거로 브리지론을 추진하고 있다.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