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관계자 “금명 경제대책조정회의 상정”/국제입찰포함 조기매각 가능성 강력시사현대그룹이 기아자동차 인수에 적극 나섬에 따라 국내 자동차산업이 「빅2」 또는 「빅3」의 갈림길에 섰다. 빅2는 삼성을 배제한 현대와 대우체제, 빅3는 삼성의 진입을 전제로 한 것이다.
이와관련,정부의 고위관계자는 23일 『세계시장이나 국내 상황으로 미루어 자동차산업이 경쟁력을 갖기 위해서는 자동차사가 적을수록 유리하다』고 밝혀 빅2쪽에 무게를 실었다. 정부는 금명간 경제대책조정회의에 기아처리방안을 상정, 방침을 최종 확정할 계획이다.
정부의 관계자는 또 『기아문제를 법정관리선언과 산업은행의 출자전환을 거쳐 해결하려던 정부 계획에 수정이 불가피해졌다』며 『금명간 경제대책조정회의의 토론을 거쳐 정부입장을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이 발언은 그동안 「법정관리산은 출자전환공기업화」라는 정부의 기아살리기 구도 대신 제3자로의 조기매각 가능성을 강력 시사하는 것이어서 주목된다.
특히 산업은행등 채권은행단측은 『대출금의 출자전환을 전제하지 않고도 매각할 수 있다』며 기아자동차의 조기공매 가능성을 밝혀 기아자동차의 조기매각방안이 급부상하고 있다.
◆정부 입장
주무부처인 산업자원부는 외견상 『공은 산업은행등 채권은행단에 넘어가 있는 상태』라고 밝히고 있다. 김대중(金大中) 대통령의 「부실기업처리안 조기확정」을 지시받은 산자부는 그러나 빠르면 이번주 경제대책조정회의에 처리안을 올려 공론화과정을 거치겠다는 입장이다.
이와관련, 고위관계자는 『기아자동차의 정상화를 위한 기존 방침에 변화는 전혀 없다』고 전제, 『그러나 산은의 출자전환이 여의치 않고 기아의 공기업체제를 계속 가져갈 수 없는 상황에서 현대의 적극적인 인수표명이 있는만큼 조기매각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관계자는 그러나 『가급적 적은 수의 자동차사로 국제경쟁력을 높여야 한다는 입장이며 기아의 제3자매각때에는 국내외 기업에게 똑같은 기회를 부여할 것』이라고 밝혀 미국의 포드사를 비롯한 외국기업도 참여하는 국제입찰 방식을 시사했다.
◆채권단 입장
기아자동차를 가장 빠른 시일안에 가장 비싼 값으로 파는 것이 최선이며 따라서 인수희망자가 많을수록 좋다는 것이 채권단 입장이다. 산업은행측은 『이미 포드측에서 간접적으로 인수의사를 타진해온바 있다』며 『현대가 가세한다면 채권단으로선 마다할 이유가 없다』고 밝혔다.
채권단이 상정하는 기아처리 해법은 출자전환방식과 신주배정방식등 두가지. 물론 두 방안 모두 이달말 법정관리 개시결정이 내려지고 8,9월께 회사정리계획안이 인가된 다음 기존주식 감자절차가 이뤄지는 것을 전제로 한다.
출자전환방식은 산은이 대출금을 출자로 전환, 이 지분을 공개경쟁입찰로 제3자에 매각하는 것이고 신주배정방식은 출자전환없이 신주를 발행, 제3자에 배정해 회사를 넘기는 것이다. 산은 고위관계자는 『출자전환후 공매할 경우 절차는 투명하지만 시간이 지체되고 신주배정방식을 택할 경우 조기매각이 가능하나 인수자 선정과정에서 투명성 논란이 있을수 있다』고 말했다. 또 공기업화를 뜻하는 출자전환은 국제통화기금(IMF)측에서 이의를 제기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따라서 산은측은 구정권에서 천명된 「출자전환」원칙이 아직도 유효하다고 밝히고 있지만 내부적으로는 신주배정방식을 선호하고 있다.
◆포드측 입장
기아자동차의 최대주주인 포드사는 현대의 기아자동차 인수 추진과 관련, 공식입장을 밝히지 않은 채 한국정부측의 반응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포드측은 현대의 기아인수 추진에 대해『기아에 대한 포드의 지분은 변함없이 유지하면서 한국 기업과의 협력사업 확대라는 기본입장에는 변함이 없다』고 밝혔다.
포드는 「포드+삼성+기아」방식의 기아문제 해결을 원하는 삼성측의 적극적인 접근으로 현재 매우 유리한 입장에 있는데 이번에 현대까지 뛰어듬에 따라 「캐스팅보트」 역할을 더욱 강화하게 됐다. 포드는 앞으로 기아·삼성·현대 모두와 협상을 벌이며 이익을 극대화하는 방안을 모색할 것으로 보인다. 이와관련, 현재 미국을 방문중인 현대자동차 정몽규(鄭夢奎) 회장이 이번 현지에서 포드사 고위관계자를 접촉할 지 여부도 주목된다.<이종재·이성철·장학만 기자>이종재·이성철·장학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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