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필요한 열·노폐물이 체내쌓여 기혈순환 방해/3개월정도 약물치료에 주2회 침 병행하면 효과갑상선질환은 20∼40대 여성을 괴롭히는 대표적 질병이다. 여성 발병률이 남성보다 7∼8배 더 많다. 흔히 무심코 지나치거나 체질, 성격탓으로 돌리기 쉬워 주의가 필요하다. 목의 한 가운데 위치한 갑상선은 호르몬을 분비하는 일종의 「샘」이다. 무게는 15∼20g 정도. 갑상선호르몬은 체온을 유지하고 열을 생산·조절해주는 역할을 한다. 이 곳에 병이 생기면 비대해지거나(갑상선종) 한 쪽이 불룩하게 튀어 나오는(갑상선 결절) 증상이 나타난다. 갑상선호르몬이 과다 분비되면 몸이 덥고 땀이 나며, 체중이 줄고, 가슴이 두근거린다(갑상선기능항진증). 갑상선호르몬이 부족하면 맥박이 느려지고 몸이 붓는등 정반대의 증상이 나타난다(갑상선기능저하증). 한의학에선 체내에 불필요한 열이나 노폐물이 쌓여 기혈(氣血)의 순환을 방해하기 때문에 생긴다고 본다.
경산대한방병원 진료부장 강석봉(姜錫峯) 교수는 환자가 호소하는 전신증상에 따라 처방을 달리한다. 갑상선기능항진증은 토끼의 눈처럼 안구가 돌출되는 토안(兎眼), 목이 마르는 소갈(消渴)등의 병증을 참작해 치료한다.
약물요법의 경우 육미지황탕(六味地黃湯), 단치소요산(丹梔逍遙散), 자음강화탕(滋陰降火湯), 십육미류기음(十六味流氣飮)등을 3개월 이상 복용해야 한다. 침치료도 병행한다. 항진증은 화(火)가 왕성한 게 원인이므로 고춧가루, 돼지고기, 술, 담배등을 금해야 한다. 열이 강한 약물도 피하는 게 좋다. 민간요법으로 하고초(夏枯草)를 장복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
갑상선기능저하증은 신장과 비장이 약해 생긴다. 이들 장기를 보강하는 팔미지황환(八味地黃丸), 보중익기탕(補中益氣湯), 부자이중탕(附子理中湯)등의 약물을 쓴다. 요드가 많이 함유된 미역, 다시마, 김, 마늘, 양파, 미나리, 생선, 버섯등을 많이 먹는 게 좋다. 단순 갑상선종은 요드의 결핍이나 지나친 복용이 원인이다. 요드의 균형을 잡아주는 해조옥호탕(海藻玉壺湯)을 복용하면서 침치료를 병행하면 효과적이다.
경희대한방병원 신장내과과장 안세영(安世永) 교수는 갑상선질환의 치료 및 예방을 위해서는 스트레스를 받지 않도록 노력하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기본치료법은 약물이며, 크게 3가지 처방이 있다.
갑상선기능항진증은 분노와 울화(鬱火)등 과도한 스트레스로 기혈(氣血)의 흐름이 막히거나 간(肝)에 열이 쌓여 생긴다. 따라서 간의 열을 식히면서 뭉친 기운을 풀어주는 청간해울(淸肝解鬱)의 치료법이 바람직하다. 갑상선기능저하증은 체내 수분대사를 원활하게 해주고 양기(陽氣)를 강화하는 보양비신(補養脾腎), 단순 갑상선종은 딱딱하게 맺힌 기혈을 부드럽게 풀어주는 연견산결(軟堅散結)의 방법이 좋다.
안교수는 『여성들은 수술로 갑상선종을 제거할 경우 흉터가 생긴다는 이유로 한방치료를 선호하는 경향이 있다』며 『약물요법을 3개월 정도 시행하면 부풀어 오른 혹이 외관상 알아보기 힘들 만큼 줄어든다』고 말했다. 주 2회정도 침치료를 병행하면 더욱 효과적이다.
갑상선질환은 근심이나 분노를 겉으로 드러내지 못하고 마음 속에 담고 살아가는 여자들에게 많이 생긴다. 그만큼 스트레스인자가 중요하다. 긍정적이고 즐거운 마음으로 생활하도록 노력해야 한다. 또 기름진 고기류보다 신선한 야채 위주의 채식이 좋다. 체내에 열이 많은 기능항진증의 경우 수박 오이 배 메밀이, 열이 부족한 기능저하증에는 인삼 꿀 생강등이 좋다.<고재학 기자>고재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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