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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가는 몸에 더 해롭다?(지평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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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가는 몸에 더 해롭다?(지평선)

입력
1998.03.2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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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송연(呂宋煙)을 영어로는 시가(Cigar)라고 한다. 영화속의 알 카포네나 처칠 전 영국총리가 즐겨 물어 유명해진 시가는 필리핀 북부 루손(Luzon)섬에서 생산되는 향기 좋은 잎담배로 만들어진 엽궐련(葉卷煙)을 말한다. 여송연의 「여송(呂宋)」이 「루손」의 한자표기일 정도로 루손섬 잎담배는 유명했다고 한다. 향기로운 루손産 담배잎을 말아 길이는 12㎝, 굵기는 2㎝ 전후로 만든 둥글거나 모난 봉(棒)형태의 담배제품이 바로 여송연이다.1492년 콜럼버스탐험대가 산살바도르섬 원주민으로부터 배워 유럽에 흡연을 전파한 이래 현대적 담배인 궐련이 등장하기까지는 여송연과 파이프담배뿐이었다. 오늘날 이 여송연의 수요지는 원료 잎담배 산지인 쿠바와 필리핀지역, 또 주요 제조지인 유럽과 미국등이다. 제조과정에 따라 품질이 정해지는데 고급품의 경우 일일이 사람 손으로 나무틀에서 완성시켜 희소성이 있으나 하급품은 기계로 양산(量産)된다고 한다.

그런데 여송연 흡연이 일반 궐련보다 건강에 훨씬 더 해롭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외신이 전하는 바에 따르면 지난 20일 미국심장학회(AHA)에서 발표한 한 연구결과는 10년동안 하루 2개 이상의 여송연을 피운 남자는 보통담배를 피운 사람보다는 25%, 전혀 안 피운 사람보다는 2배나 암과 심장질환 사망확률이 높다.

이유는 궐련흡연의 경우, 연기를 마시지 않으면 니코틴이 폐까지 침투하지 않지만 여송연은 물고만 있어도 입속 점막을 통해 흡수되기 때문이라고 한다. 여송연 흡연자 가운데 특히 구강암이나 후두암 폐암이 많은 것도 이 때문이라고 하니 여송연 애연가에게는 여간 기분 나쁜 뉴스가 아닐 수 없다.

하기야 90세를 넘긴 처칠은 죽기 직전까지 꾸준히 시가를 피워댔고, 술도 「말술」이었다는 사실로 미루어보면 꼭 그런 것만도 아닌 것 같다.<노진환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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