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訪韓 美 색채전문가 바버라 앨런(한국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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訪韓 美 색채전문가 바버라 앨런(한국인터뷰)

입력
1998.03.2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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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분홍색에 깊은 인상”/한국 전통오방색 현대화 작업땐 상품인지도 제고 큰 도움될것미국의 색채전문가 바버라 앨런(54·바버라 앨런 디자인 어소시에이션사 대표)씨가 이화여대 색채디자인연구소(소장 李京子) 초청으로 17일 방한했다. 23일 이화삼성문화관에서 「21세기의 색채」를 주제로 특별강연하는 앨런씨는 색채 정보기획 및 색채마케팅 분야의 실무 전문가이다.

­방한목적은 무엇입니까.

『이화여대 색채연구소가 마련한 국제학술 강연회에 참석, 예비 색채전문가(Color Specialist)들에게 강연하기 위해서지요. 색채전문가라고 공인받는 사람은 미국에도 많지 않습니다. 공산품의 경쟁력을 높이는 것 뿐 아니라 심리치료, 도시공간 설계 분야에까지 활동영역은 무한합니다. 동·서양문화를 접목하고, 한국 산업계에서 색을 더 사용하도록 돕는 것이 최종목표입니다』

­색을 잘 사용한다고 하는 것은 어떤 의미입니까.

『색을 표준화 하는등 과학적 데이타를 마련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세계 각 지역의 사회, 경제, 인종적 분위기를 감안해 호감있는 색을 만들어내는 것을 말합니다』

앨런씨는 이 부분에 대해 할 말이 많은 것 같았다. 민족에 따라 색을 받아들이는 입장이 다르다는 것이다. 역사가 긴 한국에서는 각 색상에 「상징성」을 부여하고 있지만 미국에서는 그렇지 않다는 설명이다. 색에 대한 편견 때문에 다양한 색상의 상품을 만들지 못한다는 지적으로 해석하면 좋겠다.

­한국의 전자제품이나 의류가 미국에 많이 수출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안에서는 한국상품이 색채전략에서 실패했다는 평을 합니다. 미국에서 보는 「한국의 색」은 어떤 것인가요.

『(매우 미안해 하며) 미국에서 한국의 색은 알려지지 않았습니다. 제품이 좋은 것은 알고 있어요. 하지만 외국의 것을 모방할뿐 한국의 색이 없는 것 같습니다. 일본은 자기 고유색을 개발하고 정보수집광이라는 별명에 걸맞게 각국의 색채정보를 수집해 상대국 색의 취향에 맞추려고 노력합니다. 형태나 재질보다 색이 가장 먼저 눈길을 잡는다는 것을 알고 있기 때문이지요』

­그렇다면 세계에서 색을 가장 잘 활용하는 나라는 어디라고 보십니까.

『이탈리아와 인도입니다. 이탈리아는 황색(Earth Color)과 황금색(Gold Color)을 섬세하고 세련되게 사용하죠. 아시아에서는 인도의 색감이 좋아요. 하지만 전통을 보존하고 있을뿐 산업적으로 현대화시킨 것같지는 않더군요』

­한국은 색으로 표현한다면 어떤 색의 느낌입니까.

『한국에서는 분홍색이 유난히 많이 눈에 띕니다. 특히 어린아이 용품에서. 오방색의 적색에서 파생된 게 아닌가 싶어요. 미국의 분홍에 비해 훨씬 감각적이고 생동감있는 분홍색이라고 할까. 왜 분홍TV나 분홍 냉장고같은 걸 만들지 않는지 모르겠어요』

그는 『요즘 한국에는 우울한 사람이 많아 분홍색이 어울리지 않는다』는 말에 『시대가 우울하면 사람들은 검은 색을 좋아하는 경향이 있지만 아직 서울에서는 우울함이 색으로 표현된 것같지는 않다』고 말한다. 두번째 방한한 그가 잘못본 것인지, 아직 우리의 소비양상만큼은 달라지지 않았다는 지적인지….

­색채디자인 전략에서 성공하기 위해 조언을 한다면요.

『전통 오방색을 활용, 현대화하는 작업에 나섰으면 좋겠습니다. 한국상품의 인지도를 높이는 데 도움이 될 것입니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상품의 재질이나 특성에 맞추는 것이지요. 빨강색이라도 상품의 재질이나 스타일에 맞게 색의 느낌을 달리 해야 합니다. 그게 바로 색채전문가의 일입니다』

­「21세기의 색채」를 주제로 강연할 예정인데 21세기 색은 무슨 색인가요.

『분홍색!(웃음). 원칙보다는 개성이 존중받는 시대가 될 것입니다. 희망을 담은 색이 아마 인기를 끌게 될 것입니다.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하는 색, 그런 색을 개발하면 성공할 것입니다』

그는 우울한 시대에 감성을 자극할 수 있는 색상을 추천해 달라는 말에 노랑(Yellow)색이 아닌 황금(Gold)색을 추천했다. 김대중(金大中) 대통령도 예전에 「황색 바람」이라는 말을 하지 않았느냐는 게 부연설명이었다. 한국에서 교수생활도 고려할 만큼 그는 한국에 대해 호감과 관심을 갖고 있다.<박은주 문화과학부 기자>

□약력

▲1944년 뉴욕 브루클린 출생 ▲66년 뉴욕대 졸업(회화 및 미술사 전공) ▲74∼76년 미 벌링턴사 섬유패션스타일리스트 ▲78∼85년 미 리즈 클레어본사 스타일담당 부사장 ▲현재 바버라 앨런 디자인 어소시에이션사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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