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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번 ‘억울하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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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번 ‘억울하다’고 했다”

입력
1998.03.2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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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론맡은 吳制道 변호사 소환직전 통화/權씨 큰딸 “검찰 경위발표 믿을 수 없다”권영해 전안기부장이 검찰의 사법처리 방침에 「억울하다」는 심정을 토로하며 재판을 통해 진상을 규명할 뜻을 밝힌 것으로 21일 확인됐다.

권씨의 변호를 맡은 오제도(吳制道) 변호사는 21일 오전 11시께 권씨가 입원한 강남성모병원에서 『권전부장이 검찰에 소환되기 직전인 20일 오전 10시께 전화를 걸어 「억울하다」는 이야기를 여러차례 했다』고 말했다. 권씨는 30여분동안 계속된 통화에서 오변호사에게 『국가안보에 충실하기 위해 한평생을 바쳤는데 수족과 같던 부하들이 구속돼 말할 수 없이 아프고 참담하다』며 심정을 토로한 뒤 변호를 부탁하고 향후 대책 등을 숙의했다.

오변호사는 권씨가 억울해하는 이유에 대해서는 『할 말은 많지만 지금은 얘기할 때가 아니다』며 『검찰의 기소장이 나오는 대로 권전부장과 상의, 진상을 밝히겠다』고 말했다. 오변호사는 또 『대공기관의 수장을 정쟁(政爭)에 끌어들여 이 모양으로 만들었으니 이북에서 우릴 뭘로 보겠느냐』며 『국가안보를 위해서도 공정하게 진상이 밝혀져야 한다』고 말했다.

오변호사는 『권씨가 12일 나에게 찾아와 이번 사건에 대해 상세하게 설명하고 검찰에 소환돼 형사입건되면 변호를 맡아달라고 부탁했다』고 말했다.

오변호사는 권씨 자해와 관련, 『권전부장과 수사관을 만나보고 수사과정에 잘못이 있으면 문제제기를 하겠다』고 밝혔다.

오변호사는 23일께 전창렬(全昌烈) 정영일(鄭永一) 변호사 등과 함께 4∼5명의 변호인단을 구성할 예정이다.

한편 권씨의 큰딸(32)은 21일 『아버지가 집을 나설 때 내가 어머니의 성경책과 세면도구들을 직접 챙겨 드렸고 검찰에 출두하기 직전까지 직접 들고 있었기 때문에 아버지가 칼을 넣을 수 없었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 조사를 받으러 가는 아버지에게 딸이 그런 흉물을 드릴리는 만무하지 않느냐』고 반문하고 『검찰의 경위발표는 믿을 수 없다』고 말했다.<박일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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