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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라문화 寶庫에 경마장이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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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라문화 寶庫에 경마장이라니…

입력
1998.03.2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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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주 손곡동일대 대규모 생활유적 판명,반대여론 확산/작년 8,000여평 발굴/가마터 40여곳 확인/최근 2차조사 들어가 유물 다량출토 예상경주경마장 건설 중단여부를 사실상 판가름할 경주 손곡동일대 부지에 대한 2차 발굴조사가 최근 시작됐다. 국립경주문화재연구소는 경주경마장 부지 29만여평 중 7,000여평에 대한 2차년도 발굴조사를 시작했고, 경주 동국대박물관과 한국문화재보호재단도 2차발굴에 나섰다.

100여곳 5만여평에 이르는 발굴조사구역 중 2만여평(3년간 발굴)에 대한 발굴을 맡은 국립경주문화재연구소는 지난해 8,000여평에서 신라시대(5∼6세기)의 가마터 40여곳을 무더기로 발굴했다. 올해에도 신라인들의 다양한 생활유적이 출토될 것으로 예상돼 고고학계는 경마장 건설이 불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경주 동국대박물관과 한국문화재보호재단도 각각 5,000여평과 2만5,000여평을 맡아 지난해 각각 1,000여평, 7,000여평을 발굴, 적지 않은 신라시대 생활문화재를 확인했다.

홍성빈(洪性彬) 경주문화재연구소장은 『가마터가 집중적으로 출토돼 부근에 생활유적 곧, 주거지나 고분군등 매장문화재가 무더기로 나올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한병삼(韓炳三) 전 국립중앙박물관장은 『경마장 예정부지는 신라의 수많은 가마터와 주거지가 자리잡은 「대단위 가마단지」』라며 『고분출토 유물에만 국한된 신라사 연구의 폭을 신라인의 생활전체로까지 넓힐 수 있는 중요유적』이라고 말했다. 경주경마장 건설 예정부지는 손곡동일대의 산과 들로 신라를 건국한 6촌 중 하나가 자리잡았던 곳으로 추정되고 있다.

이같은 발굴성과는 94년 6월 경주경마장 부지선정 당시 파악되지 않았던 것으로 지난 해부터 고고학계를 중심으로 경주경마장 건설을 반대하는 여론이 비등하고 있다. 97 문화유산의 해 조직위원회(위원장 고병익·高柄翊)는 지난해 6월 성명을 발표, 『경주경마장 건설등 경주의 무분별한 개발계획을 재검토하라』고 정부에 촉구했다. 이에 앞서 한국고고학회등 15개 역사고고학 단체, 대학박물관협회도 건설계획 철회를 잇따라 요구했었다. 정부는 최근 고도(古都)경주의 보호를 위해 당초 경주를 통과할 예정이었던 경부고속철도 노선을 변경, 대구­부산 구간을 직선화하기로 결정한 바 있다.

서울대 임효재(任孝宰) 교수는 『지금까지의 발굴만으로도 손곡동일대는 시급히 보존돼야 한다』며 경마장 건설계획의 철회를 요구했다. 94년 시작된 경주경마장 건설사업은 김영삼(金泳三) 전 대통령의 공약사항이라는 점과 경주시의 관광유치효과 논리에 따라 강행돼왔다. 마사회는 2002년말까지 공사를 마친다는 입장이다.<서사봉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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