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책임자답잖게…” 씁쓸/權寧海씨 자해소동 각계 반응­병원 주변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책임자답잖게…” 씁쓸/權寧海씨 자해소동 각계 반응­병원 주변

입력
1998.03.22 00:00
0 0

◎시민단체 “北風 진실 은폐의도” 비난/뒤숭숭한 안기부 사태파장에 촉각/權씨 수술직전 가족과 2∼3분 대화권영해(權寧海) 전 안기부장의 자해소식이 21일 전해지자 시민들은 『국가정보기관의 전직 총책임자답지 않은 나약한 행동』이라며 씁쓸한 반응을 보였다. 권씨가 입원한 강남성모병원은 무장한 경찰과 관계기관 직원들이 배치돼 출입자들을 일일이 확인하는 등 팽팽한 긴장감이 감돌았다.

○…경실련 유종성(柳鍾星) 사무국장은 『권씨의 자해소동은 진실을 은폐하기 위한 것』이라며 『국민의 한사람으로 분노를 느낀다』고 말했다. YMCA 신종원(辛鍾元) 시민사회개발부장도 『국가안보를 책임졌던 인사답게 당당하게 자신의 입장을 밝히고 진실규명에 협조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권씨의 사법처리로 「북풍공작」 수사가 일단락되기를 희망했던 안기부 전·현직원들은 권씨의 자해가 몰고올 파장에 촉각을 곤두세웠다. 안기부의 한 관계자는 『전직 안기부 수장을 사법처리하는 극약처방을 통해 안기부의 위상이 다시 제자리를 찾기를 바랐다』며 『이번 돌발사태로 수사가 어떤 국면으로 전개될 지 불안하고 착찹하다』고 말했다.

밤샘수사에 촉각을 곤두세웠던 직원들은 난데없이 터진 권씨의 자해 소식에 아연 실색했다. 한 직원은 『북풍사건으로 안기부가 철저히 해부된 상황에서 권씨의 극단적인 행동으로 사태가 어떻게 전개될 지 모르겠다』고 당혹스러워 했다.

○…군 관계자들은 『명예를 생명보다 소중히 여기는 군출신으로 당당하게 진상을 밝히고 법의 심판을 받는 것이 진정한 군인의 자세』라며 『군에서 최고 권좌에 올랐던 사람이 하루아침에 범죄자로 전락한 사실이 견디기 힘들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권씨의 육사 후배인 한 고위장성은 『여론의 따가운 시선에 부담을 느껴 극단적인 행동이 표출된 것 같다』고 말했다.

○…권전부장이 입원한 강남성모병원 6층 6010호 특실은 이날 밤 10시께 불이 꺼졌다. 권씨는 수술직후 마취가 깨면서 두통과 통증을 의료진에 호소, 병원측이 진통주사를 놓아 일찍 잠자리에 든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하오 발길이 간간이 이어졌던 변호인단과 친인척등 방문객들도 더 이상 찾아오지 않았다. 부인 김효순(金孝淳·57)씨는 밤새 권씨의 곁을 지켰으며 검찰수사관들도 특실내 거실에서 만일의 사태에 대비했다.

○…검찰이 권씨의 불상사를 병원측에 알려온 것은 이날 오전 5시5분께. 권씨가 앰뷸런스로 20여분만에 병원에 도착하자 병원측은 병원장을 지낸 외과학계 원로 김인철(金仁哲) 교수를 긴급호출하는 등 한바탕 소동을 빚었다. 검찰로부터 연락을 받고 오전 6시께 병원에 도착한 권씨의 가족은 권씨의 요청으로 수술직전 2∼3분정도 대화를 나누었다. 권씨는 오전 9시50분 수술을 마친뒤 4시간가량 회복실에 머물다 특실로 옮겨졌다.

○…김교수는 이날 저녁 『권씨가 두통을 호소하고 있으나 상태는 양호하며 감염합병증만 주의하면 된다』고 말했다. 김교수는 『두통은 외부상처와 스트레스가 원인으로 보이며 불안해하는 상태이기 때문에 이틀정도 안정이 필요하다』며 『2주후면 활동할 수 있을 정도로 회복될 것』이라고 전했다.<정진황·김동국 기자>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