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이타닉’ 14개 부문 후보/국내 개봉 4편 작품상 경합/남우주연 듀발·니콜슨 등 각축24일(한국시간) 미국 LA 슈라인 오디토리엄에서 열리는 올해 아카데미상 시상식은 70회를 맞아 어느 해보다 성대하게 치러진다. 특히 이번에는 한국영화팬에게도 「그들만의 축제」로 머물지는 않을 듯하다. 작품상후보 5편중 4편이 국내에서 상영되고 있기 때문이다. 차분하게 할리우드와 우리의 영화 시각차를 비교해 볼 수 있는 기회이다.
최고의 관심은 작품상 감독상등 14개 부문 후보에 오른 2억8,000만달러짜리 영화 「타이타닉」이 최다부문 수상기록을 깰 것인가이다. 지금까지 최다부문 수상작은 59년의 「벤허」로 11개 부문이었다. 그랑프리인 최우수 작품상은 「타이타닉」으로 분위기가 기울어 있다. 큰 스케일과 찡한 러브스토리, 화려한 화면등 아카데미가 좋아하는 요소를 모두 갖췄고 흥행에서도 성공을 거두고 있기 때문이다. 우연인지 몰라도 작품상부문의 경쟁작 「LA 컨피덴셜」「굿 윌 헌팅」「풀 몬티」「이보다 더 좋을 순 없다」는 모두 저예산영화. 네 작품의 제작비를 합쳐도 「타이타닉」을 만들 수 없다. 돈이 작품의 질을 결정하지는 않지만 「규모의 축제」인 아카데미는 이를 중요한 요소로 꼽을 수도 있다.
작품상후보작의 감독은 거의 감독상후보로 오르는 편. 이번에도 「이보다…」를 제외한 네 작품의 감독이 그대로 후보에 올랐다. 예술영화를 집어넣어 체면치레를 하는 것도 관례. 「스위트 히어애프터」의 아톰 에고이앙이 그 덕을 봤다. 일단 「타이타닉」의 제임스 카메론에게 시선이 모아지고 있지만 「풀 몬티」의 피터 캐터니오, 「LA 컨피덴셜」의 커티스 핸슨도 만만치 않다.
남우주연상은 노장과 신예의 각축장이 됐다.「이보다…」의 잭 니콜슨, 「웩 더 독」의 더스틴 호프먼, 「사도(The Apostle)」의 로버트 듀발, 「울리스 골드」의 피터 폰다. 모두 백전노장들이다. 여기에 「굿 윌…」의 신예 매트 데이먼이 도전장을 내밀었다. 「생애 최고의 연기를 펼쳤다」는 평가를 받은 로버트 듀발과 자기중심적 사고를 가진 소설가를 징그러울 정도로 연기한 잭 니콜슨의 치열한 경합이 예상된다. 미국 영국에서 폭발적 인기를 얻고 있는 매트 데이먼이 젊음을 내세워 의외의 복병으로 등장할 수도 있다. 여우주연상부문에서는 케이트 윈슬렛(타이타닉), 헬렌 헌트(이보다…), 줄리 크리스티(애프터 글로우), 주디 덴치(미세스 브라운), 헬레나 본햄 카터(윙스 오브 더 도브)가 경쟁한다. 「타이타닉」의 기세를 업고 케이트 윈슬렛이 오스카의 영예를 차지하느냐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타이타닉」의 남자주연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는 남우주연상 후보에도 오르지 못한 상태. 케이트 윈슬렛이 상을 못 받으면 「타이타닉」은 아무리 많은 상을 받더라도 「연기상 없는 최다수상작」이라는 불명예를 안게 된다.<권오현 기자>권오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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