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덕우(南悳祐) 전 국무총리가 신정부의 금융개혁과 재벌개혁 과정에 대해 강도높게 비판했다.남전총리는 20일 오전 서울 인터콘티넨탈호텔에서 한국발전연구원이 주최한 강연회에서 『정부가 추진하는 개혁작업은 겉으로는 올바른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로 안을 들여다보면 그렇지 않은 경우가 많다』고 지적했다.
남전총리는 『과거 정권의 개혁은 권력자가 시스템을 무력화시키고 혼자서 전횡을 휘두르는 방식으로 진행된 것이 문제였다』며 『신정부가 개혁을 성공시키려면 뚜렷한 원칙과 목적의식을 갖고 추진해야 하는데 김대통령의 경우 하루에 2개부처로부터 보고를 받아야 하는등 너무 큰 부담에 시달리고 있다』고 말했다.
남전총리는 금융권의 최대현안으로 떠오른 부실경영 은행장의 거취문제에 대해 정부가 적절치 못한 대응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은행장 재신임여부를 주주총회에 일임한다고 밝혔던 정부가 뒤늦게 불만을 토로하고, 덩달아 은행감독원까지 인사에 개입하려는 움직임을 보이는 것은 「주주에 의한 책임경영」이라는 대원칙에 어긋나는 것』이라고 밝혔다.
남전총리는 금융감독체계 개편에 대해서도 『신용질서가 붕괴되고 있는 급박한 현실에 금융감독기구가 2000년이 돼야만 완전 통합된다는 것은 금융개혁의 긴급성을 무시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남총리는 또 금융감독의 생명은 정치로부터의 중립인데도 불구하고 금융감독위원회를 총리실산하에 둔 것은 적절치 못한 조치였다고 말했다.
재벌개혁과 관련,남전총리는 재벌의 8가지 병폐로 ▲과다한 차입금 ▲고질적인 분식결산과 믿을수 없는 재무제표 ▲이윤보다 외형을 키우려는 허세 ▲총수가 의사결정을 독점, 죽어버린 창의력 ▲법적인 권한과 책임이 없는 총수의 전횡 ▲총수의 개인취향에 따라 수조원이 투자되는 방만한 경영 ▲무리한 사업확장 ▲부실기업이라도 계열사는 무조건 살리려는 오만 등을 열거했다.<조철환 기자>조철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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