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컬트 국악 피아니스트 임동창/7번째 앨범 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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컬트 국악 피아니스트 임동창/7번째 앨범 제작

입력
1998.03.2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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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의 음악실험이 또 시작됐다/생활소품의 타악에 피아노연주 더해져 명상과 음악을 결합피아니스트 임동창(42)씨가 일곱번째 앨범 제작에 들어갔다.

클래식과 저잣저리 유행가를 독특한 피아노연주에 실어 온 임씨가 이번에는 명상과 음악을 결합시킨다. 생활소품들이 구사하는 타악에, 익히 알려진 임씨의 거침없는 피아노연주가 어울린다. 각각 60여분 길이로 짜여진 2부작.

전편은 「음악이전(Before Music)」. 소리, 또는 음(音)의 원류를 찾아간다. 놋주발, 청동종, 징, 다듬이, 홍두깨, 죽비등 산중의 생활소품들이 어우러져 잊혀져가는 타악음들을 구사한다. 명상을 전제로 하는 음악인 만큼, 자상한 안내도 곁들여진다. 『자, 다음에는 이 소리입니다. 소리의 숫자를 세보세요』 타격음을 따라 세보라며 20대여성이 한국어와 영어로 말한다.

맨 처음, 2분 길이로 시작되는 소리가 변화해가면서 3, 4, 5분 등으로 점점 늘어가, 모두 65분을 채우면 상편이 끝난다. 타악도구들이 점점 늘어남에 따라, 가락도 서서히 변한다. 리듬이 점점 복잡해지면서, 고도의 명상으로 점입한다.

수를 세는 것은 「수식관(數識觀)」이라는, 스님들의 실제 수행법. 참선때 화두를 파고들기 전, 집중력 향상을 위해 실시되는 방법이다. 또 리듬의 변화는 서양 현대음악이론에 근거한다. 안톤 베베른이 내세운 「점묘법」이다.

후편은 「이 뭐꼬」. 음대 2학년때였던 86년 이래 줄곧 돼 온 시리즈작업 「이 뭐꼬」의 때늦은 완결판이다. 통용되는 의미의 「음악」이 아니기는 또한 마찬가지. 연적으로 벼루에 물따르는 소리, 먹(墨)가는 소리, 풀을 먹인 뒤 바싹 말린 창호지에 대·중·소붓으로 붓질하는 『싹싹』 소리가 차례로 나온다. 그리고는 붓을 『탁』 내던진 뒤, 숨을 아주 크게 내뱉는다. 이 기식음(氣息音) 때는 더빙과 믹싱 등 음향기술을 활용, 공간감을 최대한 살린다.

이어 그의 피아노 솔로즉흥이 35분동안 펼쳐진다. 「라」와 「시」, 두 음만으로 「칠채」 가락을 맹렬히(subito) 연주한다. 피아노로 연주하는 웃다리농악이고, 중부지방 길군악가락이다. 이어 5음계로 이뤄진 편안한 선율의 피아노 솔로가 7분동안 펼쳐지다, 점점 사그라들면서 대미.

그는 「얼다스름」을 가리켜 『진정한 내 음악의 시작』이라고 했다. 국악도, 클래식도, 재즈도, 뉴 에이지도, 월드 뮤직도 아닌 「얼다스름」은 「컬트 국악 피아니스트」라는 평소의 애칭이 빛을 발할 회심작으로 기대된다. 여타 명상음악과 뉴에이지 뮤직에 대한 「할(喝)!」이다.

요즘은 또 사단법인 음악학원연합회의 강사로 초청돼, 피아노 교재 「하논」을 자기식으로 변형시킨 피아노 교수법을 피아노교사들에게 강의하고 있다. 취입에서 매스터링까지 일체의 녹음작업은 18∼23일 삼성뮤직 스튜디오에서 이뤄진다. 5월중 「악(樂)」 레이블로 출시 예정.<장병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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