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기업매물 “홍수” 거래는 “올스톱”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기업매물 “홍수” 거래는 “올스톱”

입력
1998.03.20 00:00
0 0

◎모두 1,000여건 쏟아져 30대 그룹서만 50여건 외국자본들 ‘입질’ 주저/하반기엔 매입 가능성기업인수·합병(M&A)을 전문 중개·알선하는 M&A부티크의 고위관계자인 C모씨는 최근 내로라하는 재벌총수로부터 긴급 「호출」을 받았다. 호출 이유를 생각하던 C씨는 그 재벌이 계열사 1곳의 매각을 추진하고 있다는 소문에 생각이 미쳐 관련 자료를 꼼꼼이 챙기기 시작했다.

그러나 재벌총수를 독대한 결과,C씨의 예상은 상당부분 빗나갔다.

재벌총수의 주문. 『그것도 팔려고 하지만, 3∼4개가 더 있으니 잘 부탁합니다』 C씨는 지금도 이 「물건」들을 어떻게 팔아야할 지 걱정이 태산이다.

◆재벌에서 중소기업까지 기업 벼룩시장 방불

자금난을 넘기고 구조조정을 하기위해 M&A시장으로 흘러나오는 기업매물들이 홍수를 이루고 있다. 중견기업과 중소기업 뿐 아니라,이제는 재벌들도 체면을 가리지 않고 앞다투어 매물을 쏟아내고 있다.

M&A부티크인 A사의 경우 매각이 의뢰된 기업매물은 70여건(기업부동산 20건). 지난해보다 2배이상 늘어났다. 이중 30대그룹이 처분을 의뢰한 매물도 20여건에 이른다. 재벌들이 내놓은 매물의 실체는 외부에는 극비에 부쳐져 있지만, 매입할만한 능력만 갖고 있으면 얼마든지 흥정이 가능하다.

B사 역시 50여건의 매물 「임자」를 물색하고 있는데 상장기업매물도 10건에 달한다. 상장기업매물의 절반은 30대재벌 계열사들이다. C사는 100여건의 기업매물을 리스트로 만들어, 고객들이 즉석에서 구미에 맞는 물건을 고를 수 있을 정도.

◆거래는 올스톱 상태

M&A시장에 나와있는 기업매물은 총 1,000건 안팎에 이를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이중 30대재벌이 새주인을 찾고 있는 것도 50건안팎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그러나 거래는 전면중단상태다. 시중 자금난이 가중되면서 상당수 M&A주체세력들이 기업을 새로 사들일만 한 여력을 상실한 데다 외국자본들도 이렇다할 반응을 보이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M&A부티크와 증권사, 법률사무소 등을 통틀어 올들어 기업사고팔기를 성사시킨 곳은 거의 찾아볼 수 없는 실정이다.

◆하반기부터는 다소 활성화할 듯

M&A전문가들은 「매물 급증,거래 중단」현상이 올 하반기부터는 다소 해소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특히 외국자본들은 기업구조조정과 도산 등을 통한 「옥석(玉石)가리기」가 올 상반기까지는 큰 줄기를 잡을 가능성이 높고 금융시장도 점차 안정세를 찾고 있어 하반기부터는 본격적인 입질을 시작할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아시아M&A 조효승(趙孝承) 대표이사전무는 『국내외에서 기업매물에 대한 문의는 늘어나고 있으나 아직은 시기가 아니라는 판단을 하고 있는 것 같다』면서 『M&A를 통한 외국자본 유입을 본격화하기 위해서는 기업구조조정을 보다 가속화할 수 있는 대안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김동영 기자>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