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 양반 안기부장 맞아?』요즘 전임자들과는 판이한 행보를 보이고 있는 이종찬(李鍾贊)안기부장을 가리킨 얘기다. 파격에 가까운 개방적 활동에 대한 긍정적 시각이 깔려 있다.
먼저 가까운 예가 18일 국회 정보위에서 북풍관련 안기부 문서를 전격 공개한 것이다. 야당의원들 조차도 그의 과감한 결정에 놀랐다고 한다.
12일 인간개발연구원 조찬강연회에 참석, 연설을 한데서 보듯 「노출」을 꺼리지 않는 점도 시선을 모은다. 언론과의 접촉도 마다하지 않으며, 지금까지는 불발됐지만 청와대 보고후 기자들과의 간담회에도 적극적이다.
이같은 안기부장상(像)의 변화가 미시적 사안인데 반해 안기부 자체의 환골탈태는 그의 거시적인 지향점이라고 할 수 있다. 취임사에서 안기부의 대국민 정보제공 서비스 기능을 강화하겠다며 「국민과 함께 하는 안기부」를 표방해 놓은 상태다. 안기부 이름부터 시작해 「음지에서 일하고 양지를 지향한다」는 부훈, 조직, 인력 등을 모두 뜯어 고칠 생각이다.
이런 작업들은 안기부 부차원뿐 아니라 이부장 개인적으로도 중대한 실험이자 도전이 될 것이라는 지적이다. 이부장의 뿌리가 정치에 있는 만큼 어차피 안기부는 「중간역」이 되리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실제로 그의 「꿈」은 아직도 크다. 따라서 안기부 개혁의 성공은 그의 「정치 생명」에 대한 일각의 회의적 인식을 불식시키면서 그가 이전보다 더 화려한 조명속에 정계로 금의환향할 수 있도록 하는 발판이 될 수도 있다는 얘기이다. 여기에는 안기부 기존 조직의 저항, 여권 내부의 미묘한 견제, 안기부 업무가 갖고 있는 정치·사회적 「함정」등 여러 난관이 가로놓여 있음도 부인할 수 없다.<신효섭 기자>신효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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