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질잡고 나갈때 뒤에서 덮쳐/범인,권총 전쟁기념관서 훔쳐/실탄은 괌에서 구해 공항반입또 은행원들이 강도를 잡았다.
서울 용산 전쟁기념관에서 훔친 권총을 들고 은행에 침입한 강도가 직원을 인질로 잡고 실탄을 발사하며 현금을 요구하다 직원들의 기지와 침착한 대응으로 20여분만에 현장에서 검거됐다.
발생 19일 오전 9시33분께 서울 강남구 청담동 서울은행 학동지점에 헬멧과 마스크를 쓴 강석민(姜錫民·31·서울 금천구 독산동)씨가 비상문을 통해 침입, 권총으로 은행직원을 위협하며 현금 1억원을 요구했다.
강씨는 은행에 들어서자마자 실탄 1발을 바닥으로 위협사격한 뒤 여직원 이모(20)양을 인질로 잡고 가방속에 현금을 넣을 것을 요구했다. 이 순간 직원최모(20)양은 황급히 책상밑 비상벨을 눌렀다. 강씨는 직원들이 『금고를 열려면 기다려라』며 시간을 끄는 사이 가스총으로 대항하려던 청원경찰 김종구(金鍾九·38)씨와 식당쪽 문으로 들어오려던 청소원을 향해 각 1발씩 쏘았으나 모두 빗나갔다.
검거 강씨는 경찰들이 출동, 외곽을 포위한 사실을 알고 창구에 있는 현금 778만여원만을 가방에 넣은뒤 이양대신 이모(39) 대리를 인질로 잡고 비상문쪽으로 빠져 나가기 위해 돌아섰다. 이 순간 기회를 엿보고 있던 서정화(徐廷華·38) 대리가 강씨의 등을 발로 차 쓰러뜨렸으며 곧바로 청경 김씨와 은행외곽을 지키던 경찰들이 뛰어들어 강씨를 함께 덮쳐 붙잡았다.
서대리는 『범인이 인질을 잡은 상태에다 돈가방까지 들고있어 행동이 자유롭지 않은 상황이었다』며 『뒤로 돌아서는 순간 7m 거리를 재빨리 접근해 범인의 등을 발로 차 넘어뜨렸다』고 말했다.
권총·실탄입수 강씨는 지난달 19일 새벽 용산 전쟁기념관 2층전시실에 침입, 전시된 K5권총과 모의실탄 36발을 훔친 것으로 밝혀졌다. 그러나 공이가 없고 실탄도 사용이 불가능한 것을 알고 공이는 철사를 갈아 만든뒤 실탄은 지난 13일 괌여행중 사격장에서 3발을 훔쳐 김포공항을 통해 들여왔다.
경찰은 강씨가 최근 경기불황으로 빚 2억여원을 지게 되자 이를 갚기 위해 범행한 것으로 밝혀내고 강씨를 특수강도혐의로 구속했다.
서울지방경찰청은 서대리에게 용감한 시민장과 100만원의 부상을 주기로 했다.<정진황·이동훈 기자>정진황·이동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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