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혹의 核 ‘권영해’/안기부 구세력 與 관련 부분 大選 끝난뒤 작성/權씨 “정치권도 공멸” 李 부장에 수위조절 요구/사정당국선 “오익제 기획입북 가능성도 조사중”음습한 음모의 베일에 싸여 있던 북풍공작의 실체가 안기부 내부감찰과 검찰수사로 드러나고 있다. 안기부 문서의 유출파동으로 정치권에 불똥이 튀는 등 한때 복잡한 양상이 전개되기도 했지만, 북풍공작의 진앙(震央)이 안기부 구세력이었다는 것은 이제 사실로 굳어져 있다. 안기부 구세력의 핵심이 권영해(權寧海) 전 안기부장임은 물론이다.
우선 문서중 일부가 대선이 끝난뒤 작성됐음이 확인 됐다. 대부분이 국민회의 관련부분이다. 이대성 전 해외조사실장이 문서를 국민회의 정대철(鄭大哲) 부총재에게 전달하기 이전에 권전부장에게 줬다는 사실도 확인됐다. 북풍공작 수사에 영향을 미치려는 안기부 구세력의 사전 모의가능성이 분명해 진 것이다.
뿐만 아니라 권전부장이 이전실장의 구속전에 이종찬(李鍾贊) 안기부장을 만나 『정치권 모두 대북접촉에 연루돼 있다. 공멸하지 않으려면 수사수위를 조절하라』고 요구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기밀문서 유출의 저의와 배후를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
청와대나 안기부의 핵심인사들은 공식적으로는 『권전부장의 혐의와 처벌은 검찰 수사에 달려 있다』며 조심스럽게 접근하고 있다. 하지만 수사의 흐름에 감(感)을 갖고 있는 고위인사들은 『권전부장이 빠져나가기는 어렵다』고 입을 모은다. 권전부장은 안기부 최고책임자로 계통상 북풍공작의 정점에 있다. 사안의 성격상 권전부장 모르게 북풍공작이 추진될수는 없다. 실체적 사실에 있어서도 북풍공작의 배후가 권전부장이라는 혐의점들은 적지않다.
안기부 문서에서 야당 침투공작, 북풍공작을 한 것으로 돼 있는 「흑금성」이 권 전부장의 심복이라는 점도 권전부장의 혐의를 짙게 해준다. 「흑금성」 박채서(朴采緖)씨는 권전부장에 직보하는 특별공작원 이었다.
오익제(吳益濟) 편지사건에 들어가면 권전부장의 책임이 보다 확연 해진다.
권전부장은 이미 보도된대로 지난해 12월6일 대책회의를 주관, 오익제 편지의 북풍활용을 지시했고 이를 위한 기획팀까지 구성토록 했다. 권전부장은 그 이전에 검열을 통해 오익제 편지가 발견된 직후인 지난해 11월25일 박일룡(朴一龍) 1차장 휘하의 고성진 103실장에게 활용책을 강구하라고 지시한 것으로 밝혀졌다.
드러난 현상을 추적하는 작업과는 별도로 사정당국은 큰 틀의 조사를 하고 있다. 오익제 월북에서부터 편지의 도착에 이르기까지 남북한 커넥션이 존재하는지를 추적하고 있는 것이다. 사정당국의 한 고위관계자는 『오익제의 기획입북 가능성을 조사중 이며 그 결과에 따라 보다 구조적인 남북 커넥션이 확인 될수도 있을것』이라고 말했다.<이영성 기자>이영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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