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건공개후 회수 금고보관/“사실이라면 안기부 북에 놀아난꼴”/팽팽한 긴장속 심야까지 신중논의18일 새 정부 출범후 처음 열린 국회 정보위 전체회의는 「북풍공작」 관련 안기부 내부문건 유출사건이 메가톤급 파장을 몰고온 탓인지 팽팽한 긴장감 속에서 진행됐다.
여야는 오전 회의에서 안기부 추경예산안과 안기부직원법 개정안만을 처리하고 오후에는 밤늦게까지 「북풍공작」 문제를 둘러싸고 공방을 벌였다. 회의에는 이종찬 부장, 신건 1차장, 나종일 2차장, 이강래 기조실장 등 안기부 핵심간부들이 참석했다.
비공개로 진행된 이날 회의에서 여야 의원들은 안기부측의 설명을 들은 뒤 논란이 되고있는 「안기부 해외공작원 정보보고」 문서내용의 진위, 작성및 유출경위등을 따졌다. 안기부측은 여야 의원들의 요청에 따라 200여쪽의 안기부 문건을 복사해 의원들에게 열람하도록 했다. 의원들은 문서내용이 외부로 유출되는 것을 막기위해 회의를 마친후 문서를 회수,정보위 금고에 보관해 필요할 경우 열람하기로 했다.
한나라당 의원들은 정보기관 문건 외부유출의 문제점을 지적하는 한편 지난해 대선기간중 국민회의측과 북한측의 접촉설 진위를 집중추궁했다. 이에 국민회의, 자민련측은 한나라당 정재문 의원이 북한 안병수 조평통위원장대리에게 360만달러가 든 가방을 건넸다는 문건내용이 사실인지 여부를 물었다. 그러나 국민회의측은 북풍파문이 정치공방으로 비화하는 것은 국정운영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판단한 듯 수사기관을 통한 철저하고 신중한 진상규명을 요구했다.
국민회의 한화갑 김상현 임복진 의원 등은 『언론에 유출된 안기부 내부문건들의 정확한 내용과 진상파악이 우선돼야 한다』며 『북풍을 정치에 이용하는 일이 다시는 없도록 안기부와 검찰이 철저하게 진상을 규명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국민회의측은 이어 『한나라당 일부 의원들이 북풍공작에 관여했다는 의혹에 대해서도 진상을 밝혀야 한다』며 『한나라당도 최근의 북풍조사에 대해 「야당파괴기도」라고 주장해서는 안된다』고 주장했다. 자민련 한영수 의원은 『만일 안기부 문건내용이 사실이라면 대선당시 안기부는 북한정권에 놀아난 꼴』이라며 『북풍사건에 대한 국회 국정조사를 실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나라당 유흥수 의원은 『안기부 문건이 외부에 유출되는 것은 전례가 없는 일』이라며 『국가기밀의 누설로 국민이 혼란에 빠지고 국익이 훼손되는 책임을 누가 질 것이냐』고 따졌다. 북풍파문의 당사자인 한나라당 정재문 의원은 신상발언을 통해 『지난해 11월 베이징에서 북한에 안병수를 만난 것은 사실이지만 돈을 건네주고 북풍을 일으켜달라고 부탁한 적은 없다』고 문서에 나타난 자신의 북풍공작혐의를 부인했다.<장현규·김광덕 기자>장현규·김광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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